"붉은 빛 무안 고구마 유기농으로 키워 나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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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붉은 빛 무안 고구마 유기농으로 키워 나갈게요"
8년째 고구마 재배 무안 농바름 농장
베니하루카·안노이모 2가지 품종 재배
자연드림·한살림 등 유기농업체 판매
예비귀농인 1:1 밀착 재배 방법 교육
  • 입력 : 2024. 09.23(월) 14:47
  • 글·사진=조진용 기자
농바름은 고구마 밭 한편에 330㎡ 반지하 형태의 공기순환이 가능한 황토토굴 저장고를 구축해 사계절 고구마를 유통하고 있다
농바름은 무안군 현경면 석북길 일원 2만평 밭에서 해수농법과 유기농방식으로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접고 2016년부터 바닷물을 사용한 해수농법과 유기농방식을 고집하며 고구마를 생산해 내고 있는 농업회사가 있다. 무안군 현경면에 위치한 농바름 농장이다.

농장 한편에 온도와 습도 조절이 편리한 반지하형태의 황토토굴 저장시설을 구축해 1년 내내 유기농방식으로 재배된 고구마를 소비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농바름은 고구마 재배를 희망하는 예비귀농인들에게 재배 비법을 전수하며 고구마가 지역 우수 특산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활용방안 등을 모색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해수농법으로 자라는 고구마

무안군 현경면 석북길 199. 석북마을회관을 지나 왕복 1차선 도로를 지나자 붉은빛 황토밭이 펼쳐진다. 황토흙밭에서 트랙터가 쉴새없이 흙을 퍼나르자 뒤엉켜 있는 고구마 줄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정창안 농바름 대표가 얽혀있는 줄기를 솎아 플라스틱 과일상자에 고구마를 담느라 분주하다.

그는 2016년 무안군 해제면 산길리 일원 2000평 밭 임대를 시작으로 현재는 2만평 밭에서 고구마를 재배중이다.

고구마는 매해 2월 종자를 비닐하우스에서 키워 4월에 종자 일부분을 잘라 밭에 정식한다. 6~7월 김매기, 영양제 살포 등 관리 과정을 거쳐 8~10월 수확이 이뤄진다.

꿀고구마로 불리는 베니하루카 품종과 호박고구마로 통용되는 안노이모 품종 2가지를 재배하고 있다.

정 대표는 “베니하루카는 일본 규슈 오키나와농업연구센터가 규슈 121호와 하루코가네를 교배한 품종이다. 일본어 ‘베니’는 ‘빨간’, ‘하루카’는 ‘뛰어나다’를 의미해 기존 고구마 보다 맛과 모양이 뛰어난 빨간 고구마라는 의미이다. 수확직후 밤고구마와 맛이 흡사하고 후숙을 거치면 호박고구마의 맛과 식감이 비슷해 한 품종에서 밤과 호박고구마 2가지 맛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안노이모 품종은 호박고구마라는 호칭으로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전분 함량이 적고 점액질이기 때문에 가공용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고 식용으로 사용되는 품종이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고구마 재배 특징은 해수농법과 유기농방식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 대표는 “무안 갯벌에 있는 80여가지 미네랄이 해수에 함유돼 있어 고구마 잎을 두껍게 해주고 광합성에도 도움을 준다. 해수를 황토밭에 뿌려주면 고구마는 땅속에 열매를 맺는데 탄력이 붙게된다”며 “해수 염분은 3% 수준으로 식물생장에 지장을 주지 않아 자개껍질을 재료로 만든 칼슘제와 천연감미료 스테비아를 함께 섞어 작물의 생장을 촉진시켜 준다”고 말했다.

이어 “유기농의 첫 단계는 풀과의 전쟁이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으니 조금만 소홀하면 풀 속에 고구마 줄기와 잎들이 파묻혀 버린다. 비닐 멀칭 작업으로 풀로부터 고구마를 보호하고 김매기를 적기에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가 수확하는 고구마는 연간 700~800톤으로 20여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수확량 절반가량을 판매하고 있으며 자연드림과 한살림 등 국내 유기농 농산물을 판매하는 업체 납품을 통해 연매출 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1년 365일 고구마 유통

정창안 농바름 대표
정 대표는 고구마를 1년 내내 시장에 유통하고 있다. 계절 영향 없이 고구마를 유통할 수 있는 이유로 저장고 운영을 꼽았다.

고구마 밭 인근에 반지하 형태의 330㎡ 저장고를 구축했다.

정 대표는 “고구마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다. 처음에는 저장을 잘못해 열심히 키운 고구마를 버리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최근 적정 저장방법을 찾아내 폐기율이 5%에 그친다”며 “저장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공기순환이다. 반지하 저장고는 황토 토굴로 이뤄져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기 용이하다”고 밝혔다.

당초 광주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정 대표는 2015년부터 무안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었던 매형의 권유로 고구마 농사에 뛰어들었다.

정 대표는 “매년 수확철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입국해 일손을 보태곤 하지만 이따금씩 발생하는 근로자 간의 파벌 다툼 등으로 노동인력을 관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매형의 푸념을 전해 들었다”며 “고구마 농사를 짓는 봄과 가을철 4~5개월간은 광주와 무안을 출퇴근하면서 귀농준비에 전념했다. 오전 4시에 고구밭으로 출근해 오후 11시가 넘어 퇴근을 해야해 힘들었지만 이 시기를 꾹 참고 버텨냈기 때문에 오늘날 고구마를 유기농으로 키울 수 있는 밑거름을 다진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비귀농인 농업 지도

정 대표는 예비귀농인을 대상으로 직접 익힌 재배 기술을 전수하는 농사 인규베이팅도 운영중이다. 예비 귀농인 1~3 가정을 선정해 매월 200만원의 생활자금을 제공하며 함께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으며 지금까지 인규베이팅 과정을 거쳐 40명가량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

정 대표는 고구마백화점(가칭)을 설립해 무안 고구마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6차 산업의 하나로 고구마를 소재로한 치유농업 운영 등을 고려하고 있다. 고구마를 활용한 식음료를 판매하는 카페부터 쇼핑몰 운영 등 지역 명품 특산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