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한국 축구…김민재, 붉은악마에 "부탁드릴게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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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점입가경' 한국 축구…김민재, 붉은악마에 "부탁드릴게요" 논란
  • 입력 : 2024. 09.07(토) 14:56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시작 전 관중들이 축구협회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뉴시스
팔레스타인과 비기며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던 홍명보호가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야유하던 팬들과도 충돌하며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이 0-0 무승부로 끝나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팬들은 이날 FIFA 랭킹 96위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대량 득점을 기대했지만,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분노하며 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을 향해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홍 감독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이미 홍역을 치렀다.

축구협회는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음은 물론 막판 이사회 의사 결정 과정을 건너뛰는 등 독단적인 행보를 보였고, 대표팀 감독으로 절대 가지 않겠다던 홍 감독은 갑자기 마음을 바꿔 프로축구 울산 HD 시즌 도중 팀을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축구 팬들은 홍 감독을 ‘피노키홍’이라 부르며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비난을 덮을 만한 멋진 경기력이 필요했지만, 팔레스타인전은 전술은 고사하고 중구난방의 경기력을 보이며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이런 가운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선수가 팔레스타인과의 경기 후 붉은악마 응원석으로 가 팔 동작으로 야유를 자제해달라고 요구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허리춤에 양팔을 올리고 “부탁드릴게요”라고 외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와 각종 온라인 사이트를 타고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김민재 믹스트존에서 “선수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사실 우리가 (경기) 시작부터 못 하진 않았다. 왜곡해서 제 SNS에 찾아와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우리가 시작부터 못 하진 않았다”며 “우리가 못하길 바라면서 응원해 주시는 부분이 아쉬워서 그런 말씀을 드린 것이다. 공격적으로 할 의도는 없었고, 심각한 분위기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받아들이신다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축구 국가대표 서포터스 붉은악마도 경기 다음 날 입장을 밝혔다.

붉은악마는 공식 SNS를 통해 “붉은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하지 않았다”며 “(김민재가) 홈 응원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선수와 관중 간 설전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김민재가 좋은 결과가 안 나온 아쉬움에, 그리고 오해에 그랬던 것 같다. 단 표현의 방법과 장소는 매우 아쉽다”며 “지난 몇 달간 공정과 상식이 없는 불통의 대한축구협회의 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가장 잘 내고, 이목을 끌 수 있는 곳이 경기장이다. 거짓으로 일관하는 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저버린 감독에 대한 항의와 야유였다”고 강조했다.

이에 축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야유도 선수가 감당해야 할 문제”, “야유받았다고 관중석으로 달려오는 선수가 어디 있나” 등 김민재를 비판하는 여론과 “김민재가 욕먹을 이유가 없다. 야유는 과했다” 등 옹호하는 여론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