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넘어 예술 장르 재탄생 ‘아랍 캘리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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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종교 넘어 예술 장르 재탄생 ‘아랍 캘리그라피’
ACC 특별전 ‘아랍문자, 예술이 되다’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
'페르시아' 등 이슬람권 영향
튀니지 출신 엘시드 작 눈길
  • 입력 : 2024. 09.01(일) 11:36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튀니지 출신 프랑스 작가 엘시드 작 ‘당신의 마음을 여세요(Open your mind)’. ACC 제공
아랍 캘리그라피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이색 전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아시아문화박물관 특별전시 ‘아랍문자, 예술이 되다’를 오는 11월 24일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 2관에서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지난 2021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그 역사성과 의미를 인정받은 아랍 캘리그라피의 다양한 서체를 14세기 제작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소장 꾸란의 영인본을 통해 직접 살펴본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아름답다(kallos)’와 ‘필적(graphy)’이 만나 아름다운 서체를 고안해 글씨를 쓰는 예술을 뜻한다. 우리말로 ‘멋글씨’라고 하며, 아랍과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카뜨(khatt)라고 부른다.

전시는 △1부 캘리그라피로 다시 태어난 아랍문자 △2부 서체와 도구로 살펴보는 캘리그라피 △3부 일상 속에 빛나는 예술, 캘리그라피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언어권에 따라 크게 아랍어, 페르시아어, 튀르키예어 등 세 가지 언어권의 ‘아랍문자’ 캘리그라피를 알아본다. 아랍문자 캘리그라피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아랍 문화권과 아랍문자와 유사한 문자를 사용하는 페르시아어 문화권, 그리고 과거 아랍문자를 사용했던 튀르키예 문화권 등 이슬람교를 믿고 있는 지역(이슬람권)의 문화와 예술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2부에서는 아랍과 이슬람 문화권에서 캘리그라피가 왜 발전하게 됐는지 알아본다. 신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이 금지된 이슬람교의 종교적 특성으로 인해 그림 대신 문자를 새로운 예술로 받아들였다. 종이가 보급되면서 꾸란의 내용을 아름답고 숭고하게 기록하기 위해 캘리그라피가 더욱 발전하게 됐다.

3부에서는 아랍문화를 대표하는 상징 체계로서 이슬람 문화권까지 견고한 종교적 일체성을 조성하고 자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아랍문자를 조망한다. 특히 종교를 넘어 아름다운 예술 장르의 하나로 건축, 가구, 그릇 등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캘리그라피를 다양하게 확인해 본다.

특히 튀니지 출신 프랑스 작가 엘시드(eL Seed)의 ‘당신의 마음을 여세요(Open your mind)’라는 작품도 공개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열린 마음으로 아랍문화와 캘리그라피 작품을 바라봐 달라는 의도를 전달한다.

전시 관람 후에는 아랍어를 직접 따라 써보고, 아랍 캘리그라피 도장을 찍어보는 체험공간도 마련했다.

아랍문화권에는 ‘아랍문자 캘리그라피는 바그다드에서 태어나 페르시아에서 성장했고, 이스탄불에서 꽃을 피웠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아랍문자 캘리그라피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아랍 문화권과 아랍문자와 유사한 문자를 사용하는 페르시아어 문화권, 과거 아랍문자를 사용했던 튀르키예 문화권 등 이슬람교를 믿고 있는 지역(이슬람권)을 관통하는 예술장르의 하나로 여겨지며 다양한 지역에서 성장했다. ACC는 지난해 진행된 ‘살람, 히잡’ 전시에 이어 서아시아 문화권을 이해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서아시아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된 전시”라면서 “한국 캘리그라피와 아랍 캘리그라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보며 아랍문자 및 서아시아 문화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