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아시아계 이민 2세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지 세계적 관심사다. 전당대회장은 현직 대통령, 두 사람의 전직 대통령을 포함 기라성 같은 민주당 지도자들이 총출동했다. 해리스를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두 달 보름 앞으로 다가온 11.5 대선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적수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공화당 후보, 미국 유권자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다.
두 후보의 정책 중, 기후 환경 에너지 분야가 가장 차이가 나는 정책 중 하나다.
트럼프는 지난 대통령 시절부터 일관되게 기후변화를 부인하고 무시했다. 지금도 ‘기후변화는 사기(hoax)’라고 여기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이나 청정 재생에너지와 전기차의 보급 같은 이슈는 그의 안중에 없다.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란 슬로건 아래 육상이든 해상이든 뚫어서 석유 가스를 개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풍부한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경제를 진흥시키면 된다는 인식이다. 초대형 석유가스 기업들은 대환영이다. 지금 그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추가 이익을 계산하고 있다. 환경 생태계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될 것이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정반대 편에 서 있다.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으로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하고 시행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 법에 근거해 수천 억 달러의 정부 재정을 기후위기 대응과 청정 재생에너지, 전기차 등에 투자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2030년 50% 온실가스 감축과 2050 탄소중립이 세계에 천명한 미국의 목표다. 해리스는 이를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바이든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IRA가 세계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후법안’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그의 유산을 헤리스가 계승 발전시켜나갈 것임을 확신한다. 해리스는 지난해 두바이 COP28(유엔 28차 기후총회) 연설에서 ‘지속적인 진전은 싸움없이 불가능하다’며 ‘우리의 무대응이 수십억의 미래세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박수갈채를 받은 바 있다. 연설 상원의원 시절 해리스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과 ‘100% 재생에너지(RE100)’ 옹호자였다. 20년 전, 샌프란스시코 시의 지방검사로서 ‘환경정의 부서’를 신설하는 족적이 있고 이후 캘리포니아 주 법부장관으로서 엑슨 모빌(Exxon Mobil), BP 등 거대 석유회사들의 불법을 기소하고 처벌하는 등 당찬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었다.
미국의 환경NGO들도 해리스 후보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들은 트럼프를 ‘기후재앙이자 지구재앙’으로 진단하고 있다. 시에라 크럽(Sierra Club), 환경보전유권자연맹(LCV), 천연자원보호협회(NRDC) 등 환경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미국 역사상 어떤 행정부보다 기후위기와 환경적 불의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며 기후환경의 옹호자인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에라 크럽의 밴 절러스(Ben Jealous) 사무총장은 ‘해리스는 기후와 지구를 위한 용감한 옹호자’며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으로, 부통령으로 기후위기와 환경정의를 위해 싸우고 우리의 건강과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치켜세웠다. 시에라 크럽은 120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단체로 미국 전역에 38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환경단체다. 이들 NGO들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 회원들과 함께 시민들의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에 나설 계획이며 특별히 경합 주(Swing States)에서 젊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해리스와 트럼프. 오는 11월 초, 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두 후보 중 누군가 당선되면 기후와 환경, 생태계 그리고 지구는 위기가 가속화될 것이다. ‘재앙’을 막고 ‘희망’을 선택해야 할 터인데 선택은 미국 유권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