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분노가 원동력’ 안세영 절규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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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분노가 원동력’ 안세영 절규 귀 기울여야
12일 본격 조사 착수한 문체부
  • 입력 : 2024. 08.12(월) 17:20
문화체육관광부가 12일 안세영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선수를 보호하고 배려해야 할 협회가 되레 선수의 정당한 요구를 비난하고 폄훼하는 것은 협회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행태다. 문체부의 이번 조사가 배드민턴협회뿐 아니라 체육계 전체의 자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안세영의 인터뷰로 논란이 된 미흡한 부상 관리와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를 파악하고, 제도 관련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과 운영 실태까지 살펴볼 계획이다. 올해 기준 문체부가 71억 2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만큼 민법과 문체부 소관 감독규칙에 따른 사무 검사와 보조금 집행 등을 조사하겠다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국가대표 선발 과정의 공정성과, 대회 출전 지원의 효율성, 협회의 후원 계약 방식이 협회와 선수 사이에서 균형을 갖추고 있는지도 들여다 볼 방침이다.

안세영은 경기가 끝난 후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크게 실망했다,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분노였다”고도 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린 선수가 감내했을 고통과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40여 명의 임원진이 단 한푼의 기부금도 내지 않았다는 등 ‘동네 구멍가게’보다 못한 협회의 한심한 운영과 행태도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왔다. ‘선수는 지도자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거나 ‘지도자 허가 없이는 훈련 불참과 훈련장 이탈 불가’ 등의 지침도 시대착오적이면서 반인권적 행태다.

이번 조사를 맡은 문체부 이정우 체육국장은 “선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문체부와 체육단체가 지녀야 할 당연한 자세.”라고 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협회가 선수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불합리한 부분을 시정해야 한다. 체육계도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절차와 공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문제 제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협회의 주인은 선수이지 임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