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의회, '예산 낭비' vs '도시재생' 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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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 남구의회, '예산 낭비' vs '도시재생' 찬반 논란
‘도시재생협력센터 출연 동의안’
상임위 부결 후 본회의서 통과
“기관 통합 불필요한 예산 소모”
“사단법인 통한 주민 주도 참여”
지난해 보은 인사 의혹 불거져
  • 입력 : 2024. 08.08(목) 18:08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지난달 31일 ‘광주남구의회 제305회 임시회 폐회’ 현장. 광주 남구의회 제공
최근 광주 남구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도시재생마을협력센터(가칭) 출연 동의안’에 대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8일 광주 남구의회 등에 따르면 해당 안건은 지난달 30일 상임위원회에서 기획총무위원회(기총) 소속 의원 5명 중 3명의 반대로 부결됐지만, 31일 열린 제305회 본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돼 재석 의원 11명 중 6명의 동의를 얻어 가결됐다.

지방자치법은 위원회의 결정이 본회의에 보고된 날부터 폐회나 휴회 중의 기간을 제외한 7일 이내에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의안을 본회의에 부치도록 하고 있다.

법적으론 문제가 없지만 일부 의원들은 수적 공세를 앞세운 본회의 통과에 대해 ‘의회 기능이 퇴색됐다’고 비판하고 나섰으며, 일각에서는 도시재생마을협력센터 설립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시재생마을협력센터는 마을공동체협력센터와 도시재생지원센터를 통합해 분산된 주민 중심 업무를 일원화하고 현재 시행 중인 도시재생과 마을공동체 사업을, 사단법인을 통해 주민 주도로 사후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추진된 사업이다.

남구의회 소속 A의원은 해당 동의안에 대해 “불필요하게 예산을 소모하고 규모를 키워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이미 상임위에서 부결된 안건을 수적 우위를 이용해 본회의에 회부되는 행위가 자행되는 걸 보고 의회 역할이 상실된 거 같아 안타깝다”고 꾸짖었다.

B의원은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는 두 센터를 업무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추가 예산을 투입하면서까지 사단법인으로 묶을 필요는 없다”면서 “센터 설립을 위한 공간 마련, 리모델링 비용, 추가 인원 채용 등으로 한정된 예산을 불필요하게 소모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센터 통합 필요성에 공감하며 ‘도시재생’ 사업이 연속성을 띠기 위해선 사단법인 설립이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본회의에서 해당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남구의회 소속 C의원은 “최근 도시재생 사업이 끝난 양림동의 경우 250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정작 주민들은 이를 통해 어떤 개선과 변화가 이뤄졌는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실제로 인지하고 체감할 수 있게 집행된 예산을 사용하는 의정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사단법인을 통한 도시재생 사업의 연속성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관할기관이 해당 사업을 도맡게 되면 담당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교체돼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사단법인이 출범하면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간관리 조직이자 사후관리 조직인 사단법인을 통한 주민 주도와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사업을 발굴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구는 도시재생마을 협력센터 사업을 올해 하반기 출범과 시범운영을 목표로 추진 중으로 일부 남구의원들이 지적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수용해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시재생마을 협력센터의 조직설계 단계까지 책임지는 남구 기획실 관계자는 “문제 제기됐던 예산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현재 소요되는 인건비를 최대한 넘지 않게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라며 “현재 사용 중인 센터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로 마련될 협력센터를 통해 기존에 중복됐던 사업을 통합하고 센터 이용 주민들의 접점을 간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 센터에서 진행하던 8개 사업과 새로 추진되는 13개 사업 등 총 21개 사업이 계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관할기관 주관으로만 이뤄질 수 있는 일부 사업을 제외하고 민관영역에서도 다룰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하는 측면도 있다”며 “사단법인을 통해 기존 관할기관의 공무원들이 하던 업무를 전문성을 갖춘 사단법인 직원들이 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의견이 더 반영돼 주민밀착형 행정과, 혜택 등 관내 주민들이 사업 방향을 주도적으로 모색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시재생마을협력센터 출연 동의안’은 지난해 10월 개최된 남구의회 제29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예산 낭비·보은 인사 의혹 등이 불거져 부결된 바 있다.

찬반 논란 끝에 제 305회 2차 본회의에서 가결된 ‘도시재생마을협력센터’ 사업은 올해 하반기 출연금 1억4000만원을 투입해 인력 확충 등을 통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