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학병원 전공의 지원 단 한 명…의료공백 해결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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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광주 대학병원 전공의 지원 단 한 명…의료공백 해결 '실패'
2024 하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
광주 지역 조선대에 1명 지원
"연내 의료공백 해소 어려울듯”
  • 입력 : 2024. 08.01(목) 18:44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지난 6월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2024년 하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이 마감됐으나 광주지역 수련병원인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에 단 한 명만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부터 이어진 전공의 병원 이탈 후 복귀 대책을 수차례 제안했던 정부는 이번에도 추가모집을 대안으로 내놨지만 당장 지역 의료 공백에 있어서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됐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126곳은 지난달 22일부터 31일 오후 5시까지 하반기 수련 전공의 모집을 진행했다. 모집 결과, 총 모집 인원 7645명 가운데 지원자는 104명(1.4%)인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지역 수련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는 조선대병원 피부과 레지던트에 단 1명이 지원했다.

전남대병원은 의정 갈등으로 진료 일선을 이탈한 전공의 231명의 사직서 수리를 보류, 하반기 레지던트 28명을 뽑을 예정이었다.

조선대병원 역시 임용을 포기한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100여명의 사직서 처리를 보류했다. 조선대병원은 이번 모집에서 인턴 36명과 레지던트 4명 등 40명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두 병원 모두 모집한 전공의를 대상으로 필기·실기 시험을 치른 뒤 9월부터 수련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지원자가 1명에 그치면서 사실상 신규 인력 충원에 실패하게 됐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사직 전공의 대부분이 하반기 미복귀를 택하며 발생한 지역 내 의료공백이 연내에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대학병원에서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더라도 전공의들이 복귀한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이다”며 “이번 전공의 모집 실패로 올해 안에 의료공백을 해결하기는 힘들어졌다. 현장에서는 이 현상이 지속된다면 지금 의대생들이 전공의가 되는 2030년에나 정상화되지 않을까하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의정 갈등은 병원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유도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8일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철회하면서 수련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대로라면 사직 전공의가 1년 내 동일 연차·동일 과목으로 다른 병원에 지원하는 게 불가능한데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들에 대해 이 제한을 풀어준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회유책에도 전공의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전공의를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이달 추가 모집을 하기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공지를 통해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수련 복귀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기 위해 8월 중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상세 일정은 8월 초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