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엎어 치기’ 광주FC, 코리아컵 최고 성적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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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엎어 치기’ 광주FC, 코리아컵 최고 성적 새로 썼다
성남과 8강전서 연장 혈투 끝 3-2 승
후반 추가시간 빅톨 결승골 겸 데뷔골
  • 입력 : 2024. 07.17(수) 23:48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광주FC 빅톨이 17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에서 연장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코리아컵 최고 성적을 향해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후반 추가시간 극장 동점골을 내주며 연장으로 향한 승부, 그리고 연장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까지. 광주FC가 성남FC를 꺾고 준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광주는 17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성남과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3-2로 이겼다. ACL 출전으로 코리아컵 4라운드(16강) 직행 시드를 받은 광주는 16강에서 부천FC1995에 이어 8강에서 성남도 펠레 스코어로 연파하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광주가 코리아컵 준결승까지 오른 것은 이번이 창단 후 처음이다. 광주는 코리아컵이 명칭을 변경하기 전인 FA컵에서 2017년과 2023년 두 차례 8강 진출을 이룬 바 있다.

이정효 감독은 올해 우승 트로피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만큼 지난 14일 인천유나이티드와 K리그1 23라운드 홈경기에 선발로 나섰던 11명을 모두 투입하지 않는 등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도 어느 정도 힘을 준 라인업을 꺼냈다.

이건희와 신창무가 최전방에 섰고 하승운과 박태준, 이강현, 아사니가 허리 라인을 구축했다. 이으뜸과 브루노, 김경재, 포포비치가 포백을 구성했고 이준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광주는 K리그1 소속 구단답게 하부리그인 K리그2의 성남을 전반부터 압도했다. 전반 3분 만에 하승운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전반 16분에는 아사니의 크로스를 유상훈 골키퍼가 쳐낸 뒤 박태준의 세컨볼 슈팅을 정승용이 발로 걷어내며 득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먼저 득점에 성공한 팀 역시 광주였다. 전반 23분 상대의 후방 전개를 끊어낸 뒤 이건희가 옆으로 밀어준 공을 신창무가 정확하게 마무리 지으며 1-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선제골을 터트린 광주는 기세를 끌어올렸다. 전반 25분 아사니가 우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슈팅으로 변하며 골문으로 향했으나 유상훈 골키퍼가 잡아내면서 추가 득점은 무산됐다.

이정효 감독은 빠르게 첫 교체 카드를 꺼내들며 변화를 줬다. 전반 35분 조성권을 투입하는 대신 포포비치를 불러들였고 공격 시에는 포백, 수비 시에는 스리백으로 전환을 요구했다.

광주의 기세는 꾸준했다. 전반 41분 아사니의 중거리슛을 유상훈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전반 추가시간에 돌입한 직후 박태준의 중거리슛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타하고 나오자 신창무가 그대로 차 넣으며 2-0이 됐다.

성남은 후반 들어 교체 카드를 꺼냈다. 최철우 감독은 하프타임에 후이즈와 박지원, 김훈민을 넣고 이준상과 국관우, 정승용을 빼며 교체 카드 세 장을 한 번에 썼고 후반 10분에는 한석종이 들어가고 정원진이 경기를 마쳤다.

교체 카드 활용과 함께 성남의 반격이 거세졌다. 후반 15분 박지원의 슈팅을 김경재가 골라인 앞에서 발로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고, 후반 19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후이즈의 만회골이 나오는 듯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무효가 됐다.

성남의 반격에 광주는 추가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후반 29분 빅톨과 안혁주, 김진호가 투입됐고 아사니와 신창무, 이으뜸이 나왔다. 성남은 동시에 이중민이 들어가고 이정협이 빠져나왔다.

교체 카드를 활용했음에도 성남의 반격은 거셌다. 후반 32분 이중민이 좌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발로 잡아놓고 슈팅했으나 이준 골키퍼가 가슴으로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결국 광주는 후반 막바지 내리 두 골을 내줬다. 후반 43분 이준 골키퍼가 좌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처리하기 위해 뛰어올랐으나 주먹에 맞히지 못했고, 이중민의 머리에 맞고 득점이 되며 2-1이 됐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 접어들자마자 박광일의 크로스를 후이즈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고, 이준 골키퍼가 반응했으나 손에 맞고 들어가며 2-2가 돼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 흐름은 광주가 일방적으로 리드했으나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연장 전반 7분 빅톨의 중거리슛은 유상훈 골키퍼 품으로 향했고, 1분 뒤 박태준이 김진호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슈팅까지 연결한 것은 유상훈 골키퍼가 걷어냈다. 연장 전반 10분 조성권의 헤더는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이정효 감독은 마지막 교체 카드를 꺼냈다. 연장 후반 시작과 함께 정지훈을 투입하고 김경재를 불러들이며 공격에 무게감을 더했다. 끝까지 득점을 만들어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유상훈 골키퍼의 벽이 높았다. 연장 후반 3분 빅톨의 슈팅은 원바운드로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정지훈의 세컨볼 슈팅은 유상훈 골키퍼가 손바닥으로 막아냈다. 정지훈이 다시 슈팅한 공마저 유상훈 골키퍼의 품으로 향했다. 연장 후반 13분 안혁주의 중거리슛은 유상훈 골키퍼가 손끝으로 막아냈다.

광주는 승부차기 직전에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연장 후반 14분 이강현의 전진 패스를 받은 김진호의 슈팅에 유상훈 골키퍼의 슈퍼세이브가 나왔다. 하지만 직후 코너킥에서 박태준이 올린 공을 빅톨이 머리로 내리찍으며 3-2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많이 힘든 경기였다. 경기장에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선수들을 본 것 같다”며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직접 들어가서 같이 뛰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총평을 남겼다.

이어 “마른 행주를 쥐어짜내는 것 같다. 그렇게라도 최선을 다했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승리를 가져왔다”며 “선수들에게는 행복한 것과 만족한 것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결과는 승리를 했기에 행복하겠지만 플레이와 승리에 만족하는지, 그 차이점을 잘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리아컵 준결승 대진은 다음 달 5일 추첨식을 통해 확정된다. 준결승전은 다음 달 21일 1차전, 28일 2차전으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며 광주FC를 비롯해 제주유나이티드와 울산HDFC, 포항스틸러스가 진출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