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가브리엘이 30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44분 결승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
광주FC가 다시 한번 제주유나이티드를 연패 탈출 제물로 삼았다. 특히 팽팽한 흐름 속에서 후반 막바지 득점포를 가동하며 올 시즌 유독 극장골에 울었던 설움을 완벽히 털어냈다.
광주는 30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제주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광주는 올 시즌 8승 1무 11패(승점 25)를 기록, 제주(7승 2무 11패·승점 23)를 추월하며 8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이정효 감독은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는 라인업을 활용했다. 다만 EFL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 스완지 시티 AFC와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인 엄지성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4-4-2 포메이션으로 최전방에 베카와 최경록이 투입됐고 신창무와 문민서, 정호연, 가브리엘이 허리를 구축했다. 김진호와 허율, 안영규, 두현석이 포백을 이뤘고 김경민이 골문을 지켰다.
광주는 전반 초반 득점에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7분 정호연의 전진 패스를 받은 신창무가 툭 치고 들어가며 먼 포스트를 노린 슈팅을 때렸고, 김동준 골키퍼가 반응조차 하지 못하며 1-0 리드를 잡았다.
전반 10분에는 추가 득점을 노렸다. 가브리엘이 우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며 인사이드로 기습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이번에는 김동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무산됐다.
광주는 수비 실책으로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전반 23분 빌드업이 차단당한 뒤 진성욱이 뒤로 내준 공을 이탈로가 측면으로 벌려줬고, 임창우의 크로스를 안태현이 가슴으로 슈팅하며 1-1이 됐다.
동점을 허용한 광주는 공세를 강화했다. 전반 24분 정호연의 중거리슛을 김동준 골키퍼가 품었고, 전반 34분에는 두현석의 프리킥을 김동준 골키퍼가 펀칭한 뒤 신창무의 논스톱 발리슛이 수비에 맞고 튀어나왔고 베카의 세컨볼 슈팅은 수비를 맞고 골라인을 벗어났다.
광주는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36분 두현석의 프리킥을 안영규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으나 김동준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가 나왔다. 이어 코너킥에서 두현석이 짧게 준 공을 정호연이 중앙으로 밀어주고 문민서가 중거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김동준 골키퍼가 손끝으로 쳐냈다.
이정효 감독과 김학범 감독은 하프타임에 두 장씩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정효 감독은 박태준과 브루노를 투입하고 문민서와 안영규를 불러들였고, 김학범 감독은 서진수와 한종무를 들여보내고 진성욱과 여홍규를 뺐다.
광주는 후반에도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5분 만에 신창무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후반 11분에도 최경록의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또 후반 25분 두현석의 프리킥을 가브리엘이 머리에 맞혔으나 높이 떴고, 후반 35분에는 두현석의 중거리슛이 높이 뜨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정효 감독은 후반 36분 빅톨을 투입하며 제공권 장악을 노렸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베카를 대신해 장신 공격수를 최전방에 투입하며 공중을 함께 공략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후반 44분 김진호의 크로스가 빅톨의 머리에 맞지 않고 뒤로 흘렀으나 가브리엘이 발끝으로 밀어 넣으며 2-1을 만들었다. 지난 11라운드 대전전 이후 9경기, 2개월여 만에 후반 막판 결승골을 만들어낸 광주였다.
광주는 막바지 제주의 공세를 침착하게 버텨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김태환의 슈팅을 김진호가 육탄 방어했고, 후반 추가시간 6분 정운이 프리킥을 짧게 밀어준 뒤 서진수가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때렸으나 김경민 골키퍼의 슈퍼세이브가 나오며 승리를 지켰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전에 관중석을 봤는데 많이 비어 있었다. 저 같아도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아서 오늘 경기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이 열심히 성원에 보답한 것 같다. 다음엔 많이 찾아와주셔서 더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상대가 내려서든 압박을 하든 용감하게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 때리다 지치거나 골을 먹더라도 이렇게 시원한 광주만의 색깔을 가져가야 한다”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경기였고 이렇게 하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엄지성의 공백에 대비하기 위해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앞으로 18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늘 한 경기를 볼지 나머지를 볼지 고민했다”며 “잘못된 상황이 나오면 빠르게 개선하기 위해서 과감하게 뺐다. 선수도 해외 진출에 있어서 부상 염려가 없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