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20-20’ 김도영 “기쁨 잊고 팀 승리에만 집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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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생애 첫 20-20’ 김도영 “기쁨 잊고 팀 승리에만 집중할 것”
지난 23일 류현진 상대 솔로포
KBO 리그 57호·KIA 12호 기록
KIA서는 버나디나 이후 6년만
전반기 내 20-20은 4명·5번째
  • 입력 : 2024. 06.25(화) 16:26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7차전(더블헤더 1차전) 4회말 솔로포를 터트리며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운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야구 천재’ 김도영(20)이 올해 KBO 리그 첫 20홈런-20도루의 주인공이 됐다. 호랑이 군단에서는 2018시즌 로저 버나디나 이후 6년 만에 탄생한 기록이고, 전반기 20홈런-20도루는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대업이라 더 의미가 크다.

KIA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은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7차전(더블헤더 1차전) 0-5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류현진의 3구 째 125㎞ 체인지업을 공략해 비거리 130m의 중월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으로 김도영은 올 시즌 73경기 째 출장에서 20홈런, 22도루를 기록하면서 생애 첫 20홈런-20도루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KBO 리그 처음이자 역사상 57번째 기록이다. KIA에서는 11번 밖에 없었다.

김도영은 이날 더블헤더를 모두 마친 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록이 빨리 나와서 마음이 편하다”며 “이제는 더 마음 편하게 타석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후련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 전까지 72경기에서 19홈런, 22도루를 기록하며 20홈런-20도루를 눈앞에 뒀던 김도영이 이번 더블헤더에서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김도영의 상대는 류현진과 제이미 바리아, 메이저리그 100승을 합작한 듀오였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류현진 선배님이 포수 사인에 고개를 흔드시길래 내 정보를 알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첫 타석에서 삼구 삼진을 당했는데 두 번째에는 승부를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한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섰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공략해 큼지막한 홈런포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 홈런으로 올해 김광현과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가동한 유일한 타자가 됐다.

그는 “너무 영광스럽다. 기념구에 꼭 류현진 선배 이름을 적어서 달라고 했다”며 “초구에 직구가 오면 배트를 내겠다고 생각하고 지켜봤는데 체인지업이 눈에 보였다. 감이 괜찮은 것 같아서 체인지업에 스윙을 했다”고 말했다.

KIA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7차전(더블헤더 1차전) 4회말 솔로포를 터트리며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운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20홈런-20도루의 대기록이지만 특별한 세리머니 없이 베이스를 돌기도 했다. 상대가 대선배인 류현진이기도 했고, KIA는 경기 초반 대거 실점한 뒤 0-5에서 1-5로 따라잡는 상황이었다.

김도영은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세리머니를 할 생각도 없었다”며 “전반기가 끝나가는데 다음 기록을 또 봐야 하기 때문에 크게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회상했다.

특히 김도영은 KIA에서는 처음으로 전반기 20홈런-20도루의 역사를 썼다. 영구 결번 이종범조차 이루지 못했던 대기록이고 KBO 리그를 통틀어도 박재홍(1996·2000시즌)과 이병규(1999시즌), 에릭 테임즈(2015시즌)까지 세 명, 네 차례뿐이었다.

그는 “전반기 20홈런-20도루는 KIA에서 처음이라는 생각을 안 해도 확실히 뿌듯하고 기분 좋다”며 “기록을 세웠지만 다 잊어버렸다. 30홈런-30도루도 경기를 하다 보면 나온다고 수치가 나와있기 때문에 하루하루 팀이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기록을 잊었다고 얘기했지만 자연스럽게 다음 시선은 30홈런-30도루를 향한다. 김도영이 올 시즌 이 기록을 세울 경우 KBO 리그 최연소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30홈런-30도루는 KBO 리그 역사상 여섯 명, 여덟 번만 있었던 대기록이다.

김도영은 “도루를 두 번 실패하면서 약간 소심해졌는데 이제는 다시 뛰어야 할 것 같다”며 “도루하다 보면 체력이 떨어져서 욕심을 버리고 조심스럽게 필요할 때만 하려고 한다. 일단 안 다치고 꾸준히 뛰면서 기록까지 세우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목표했다.

가장 큰 목표도 세웠다. 30홈런-30도루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KBO 리그 정상급 타자의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3할 타율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3할 3리를 쳤지만 규정 이닝을 채우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3할 타자가 돼야 정상급 선수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3할 타율을 놓치고 싶지 않다”며 “다른 기록은 일체 신경 쓰지 않는다. 이를 위해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몸을 잘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