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명 취재2부 기자 |
광주시는 지난해 4월 제43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당당해(당당하게), 내일이 빛나는 광주’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장애인 친화도시 구축에 나섰다.
슬로건은 ‘당사자와 당사자 가족이 편안하고, 당신(광주시민)과 내일을 함께하는 당당한 우리’라는 뜻으로 주요 방향은 △장애인이 일하기 좋은 도시 △장애인의 일상이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 △소외와 차별이 없는 평등한 도시 △무장애 도시 △자립이 가능한 도시다.
지난 4일 개관한 광주 동구 ‘빛의 읍성’을 찾아가보니 광주시가 표방한 장애인 친화도시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아시아문화전당 옆 통행로로 석상과 우물이 설치됐지만 안전시설은 배치되지 않았다. 경사로는 양방향의 입·출구 중 한쪽에만 설치됐고 계단에는 점자블럭·스티커가 설치되지 않았다.
미디어 아트 관람은 고사하고 원도심 일대를 통행하는 이동약자에게는 장애물로 기능할 것이 우려됐다.
인근에 위치한 충장로 지하상가도 살펴보니 통행로에서 점자블럭은 찾기 어려웠고 길을 따라 이어지는 유도 테이프 등도 상인들이 내놓은 적치물에 덮힌 모습이었다.
광주의 랜드마크이며 상생과 대동정신의 상징인 광주 원도심마저 이동약자들이 편하게 이용하고 누리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장애인등 일상생활에서 이동, 시설 이용 및 정보 접근 등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은 공원 등을 이용할 때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국가와 지자체는 장애인등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과 설비를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각종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최삼기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은 “시설물을 이용할 때 이동약자들의 시선에서는 반드시 미흡한 부분이 발생한다”며 “정책수립과 시설 설치 등의 과정에서 이동약자들에게 자문을 구해 최대한 편의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장애인 친화도시 선포식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단순 정책 수혜자가 아니라 당사자가 정책 제안·심의자로 적극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나가며 일상의 장벽을 끊임없이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진정 광주가 ‘당당한’ 장애인 친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동약자의 시선에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