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매실로만 만든 술’…농가 소득 향상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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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광양 매실로만 만든 술’…농가 소득 향상 견인
●‘섬진강의 봄’ 주조장 이종기 대표
매실증류주 ‘섬진강바람’ 판매
원재료 지역농협·산지농가 조달
예열과정 거쳐 향·풍미 끌어올려
망덕포구 횟집 등지 판매처 확보
“매실 사용 다양한 주류제품 출시”
  • 입력 : 2024. 06.10(월) 17:18
  • 글·사진=조진용 기자
광양시 진월면 장재길 161-2에 위치한 섬진강의 봄 주조장.
광양지역 매실만을 고집해 술을 만들어내고 있는 곳이 있다. 지난해부터 광양지역 매실을 주재료로 순천 낙안 배, 여수 유자 등을 넣어 만든 매실증류주 ‘섬진강바람’을 생산하고 있는 ‘섬진강의 봄’ 주조장이다.

섬진강의 봄 이종기 대표는 2006년부터 경북 문경에서 ‘오미나라’를 운영하며 매실보다 신맛이 강한 오미자를 활용한 와인을 생산한 경험을 토대로 광양시의 제안을 받아 지난해 매실증류주를 탄생시켰다.

섬진강의 봄 주조장은 지난 3월 매화축제기간 매실증류주와 하이볼을 대중에 처음 선보이며 매실 가공의 다양성을 제시했다.

섬진강의 봄에서 매실 10톤을 수매할 경우 증류주 3~4만병 생산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지역 매실농가 소득에 보탬이 되도록 수매량 증가와 추가 증류주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섬진강의 봄에서 출시한 매실증류주 24·20도 제품. 광양지역 황매실·남고품종, 순천 낙안 배, 여수 유자를 원재료로 제조하고 있다.
●광양산 매실, 증류주로 변신

광양시 진월면 장재길 161-2. 왕복 1차선 농로길 한편에 2층 높이의 회색 지붕이 눈에 띈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 보니 거대한 술 탱크와 오크통들이 즐비하다.

오크통 한쪽에서 이종기 대표가 매실 발효액을 시음하느라 분주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800평 규모 주조설비를 갖춰 섬진강의 봄 주조장 운영을 시작했다. 1만ℓ발효탱크 8개, 300ℓ증류기, 오크통·항아리 80개, 자동병입화 시설을 구축해 술을 생산하고 있다.

주력제품은 섬진강바람 매실증류주로 40·24·20도 제품이다. 이 술의 특징은 광양지역 황매실·남고품종, 순천 낙안 배, 여수 유자 등 재료를 지역농협과 산지 농가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원재료 매실 50톤, 배 20톤, 유자 3톤 확보를 마친 상태다.

이 대표는 “양조장에서는 발효를 하지 않고 전량 증류를 거친다. 증류원액 알코올 도수는 60도로 오크통과 항아리에 옮겨 6개월 숙성시킨 뒤 물을 섞어 알코올 도수를 40도로 맞춰 병입하면 제품화가 된다”며 “40도짜리 제품은 오크 숙성과 항아리 숙성 제품이 있고 20도는 항아리, 24도는 오크통에서 숙성된다. 20·24도 제품은 미국 수출을 목표로 만들어진 제품이다”고 말했다.

섬진강의 봄에 설치된 예열기. 주조과정에서 예열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고 있다.
섬진강바람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이 대표는 특히 예열과정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 대표는 “발효주를 증류기에 쏟아붓기 전에 미리 55도 정도까지 온도를 높이는 기능이 있는 예열기 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예열기 내부는 증류기와 마찬가지로 동·구리 재질로 돼 있어 황화합물 등 이물질을 흡착하는 기능을 한다”며 “증류주는 동 재질에 많이 노출될 수록 맛이 좋아진다. 예열기를 거치는 증류주는 그렇지 않은 술보다 향·풍미가 더 좋기 때문에 예열과정을 항상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섬진강의 봄 주조장은 원재료를 지역 농산물로 사용하고 있어 특산주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카카오, 네이버, 쿠팡 온라인에서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매해 전어축제가 열리고 횟집거리가 조성돼 있는 진월면 망덕포구, 지역 하나로마트, 인근 여수디아크리조트 등에 납품돼며 지난달 기준 3000병 판매로 매출 4000만원을 기록했다.

섬진강의 봄은 800평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오크통·항아리 80개, 자동병입화 시설 등을 구축해 매실증류주를 생산하고 있다.
●오미자 활용 와인 개발 ‘성공’

당초 이 대표는 2006년 경북 문경에서 오미나라를 설립해 단맛보다 신맛이 강한 오미자를 활용한 로제와인을 개발·판매하며 회사를 운영해 왔다.

경북 문경에서 광양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자회사 섬진강의 봄을 설립한데는 광양시의 제안 때문이다.

이 대표는 “3년 전 광양시에서 매실산업특구임에도 매실을 사용해 만든 제대로 된 술이 없다며 매실을 발효한 술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오미나라를 운영하며 오미자 와인 제품을 만들 때 필수적으로 필요한 경북 문경산 오미자와 사과 생산량이 점차 감소됨에 따라 신규 원재료 발굴 중 광양에서 제안이 들어와 망설임 없이 광양행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양산 매실을 사용한 술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매실의 신 맛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

이 대표는 “매실은 신맛이 강하고 당분은 상대적으로 낮아 발효가 어려운 과실이다. 와인을 만드는 포도의 경우 기본 당도가 높아 포도가 갖고 있는 당분을 알코올로 바꾸는 효모만 잘 선택하면 와인을 만들기 쉽지만 당분이 낮으면 알코올로 바꾸기 어렵고 신맛이 강한 것도 효모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며 “매실보다 신맛이 더 강한 오미자를 발효시켜 와인을 만들어봤기 때문에 오미자 와인 제조 공법에 착안해 매실의 신맛을 잡고 별도의 매실청을 만들어 신맛을 절제시켰다”고 말했다.

섬진강의 봄 주조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기 대표.
● 매실 소비 증대…지역민과 상생

이 대표는 지난 3월8일부터 17일까지 열린 광양매화축제현장에서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매실증류주와 하이볼 시음회를 통해 매실 가공의 다양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매실 하나만으로 지역민과 상생하며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종기 섬진강의 봄 대표는 “매실 10톤을 수매하면 증류주 3~4만병 생산이 가능하다. 매실 수매량을 꾸준히 늘려서 매실농가들의 소득원이 되도록 주조장을 경영해 나가겠다”며 “섬진강바람 제품을 망덕포구에 위치한 음식점에 제일 먼저 공급한 이유도 지역경제 활성화가 목표여서다. 매실을 사용한 다양한 주류 제품을 출시해 광양산 매실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