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골문’ 광주FC, 포항스틸러스에 석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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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골문’ 광주FC, 포항스틸러스에 석패
0-1… 김동진에 불운의 실점
  • 입력 : 2024. 05.28(화) 22:02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2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 홈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생각에 잠겨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독하리만큼 열리지 않는 골문이 야속한 경기였다. 광주FC가 후반 막바지에는 수적 우위까지 등에 업은 파상공세에도 불구 포항스틸러스의 골문을 열지 못하며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광주FC는 2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이날 패배로 광주는 올 시즌 5승 1무 9패(승점 16)를 기록하며 8위에서 9위로 내려왔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포메이션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체력 안배를 위한 선발 라인업을 짰다. 베카와 최경록이 투톱으로 섰고 엄지성과 문민서, 박태준, 가브리엘이 허리를 이뤘다. 김진호와 허율, 변준수, 포포비치가 포백을 구축했고 김경민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주중 경기가 있어서 선수들 회복도 필요하고 리그를 길게 봤을 때 부상 염려도 있다”며 “다른 전술로 한 번 나가보려 한다. 상대가 계속 선 수비 후 역습을 하는 부분에 대해 숙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는 경기 초반 일격을 당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전반 4분 최경록의 전진 패스를 받은 엄지성의 슈팅이 전민광의 태클에 걸리며 선제 득점 기회가 무산됐고, 1분 후 김동진의 코너킥을 윤민호가 짧게 주고 돌려받은 뒤 크로스한 것이 양 팀 모두 맞지 않고 골대로 흐르며 선제 실점했다.

경기 초반 선제 실점한 광주는 동점을 위해 공세를 강화했다. 전반 21분 엄지성이 세컨볼을 중거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으나 베카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고, 전반 28분에는 가브리엘이 우측면에서 최경록에게 공을 주고 들어가며 다시 받아 슈팅한 것이 떴다.

이정효 감독은 전반부터 과감한 교체 카드 활용을 단행했다. 전반 38분 만에 포포비치와 문민서를 대신해 이상기와 정호연을 투입하며 수비와 중원에 동시에 변화를 줬다.

반면 박태하 포항 감독은 하프타임에 준비된 교체를 활용했으나 후반 시작 직후 부상 변수로 한 장의 교체 카드를 더 썼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인성 대신 정재희를 투입한 뒤 후반 5분에는 윤민호의 부상으로 홍윤상이 경기를 치르게 됐다.

가장 큰 변수는 후반 중반 발생했다. 후반 12분 신광훈이 정호연의 발을 밟는 태클로 경고를 받았고, 10분 뒤 돌파하는 엄지성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며 경고를 한 장 더 받아 퇴장이 선언됐다. 수적 우위를 점하는 광주였다.

하지만 열리지 않는 골문이 야속했다. 후반 16분에는 엄지성의 코너킥을 허율이 무릎 꿇으며 헤더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고, 후반 19분에는 이상기의 중거리슛이 수비를 맞고 높이 뜬 뒤 황인재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또 후반 26분에는 정호연이 엄지성과 코너킥을 주고받은 뒤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덜 감기면서 벗어났고, 후반 40분에는 교체 투입된 이으뜸의 크로스를 이건희가 수비 견제를 이겨내며 머리로 떨어뜨렸으나 골포스트 옆으로 흘러나갔다.

광주는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43분 우측면 어려운 각도에서 가브리엘이 감아 찬 슈팅이 골포스트 옆으로 흘러나갔고, 후반 44분 박태준의 중거리슛은 크게 벗어나며 0-1로 경기가 종료됐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많이 속상하다. 경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제가 좀 더 노력해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잘할 수 있게, 팬분들이 힘이 나서 응원을 할 수 있게끔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 쉽게 실점하는 게 문제인 것 같다. 경기를 잘하고 있다가 한 번 넘어왔을 때 자꾸 실점으로 연결된다”며 “가끔 감독이 덕이 없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이 많이 고생하는 것 같고 제가 덕을 더 많이 쌓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독일 속담에 ‘사람은 실패를 통해 지혜로워진다’는 말이 있는데 개선할 점은 개선하고 잘하는 부분은 더 날카롭게 갈고닦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며 “노력하고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선수들에게 미팅을 통해 미쳐야 한다고 했는데 저부터 축구에 대해 미쳐 날뛰어보겠다”고 강조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