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음식거리 활성화 ‘난항’… 시의회 운영예산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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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아시아음식거리 활성화 ‘난항’… 시의회 운영예산 삭감
연구용역비 1억6천만원 편성
상권 활로 모색·세부전략 수립
총 예산서 시비 2억5천만원 깎여
실적 저조 평가 사업 존폐 위기
  • 입력 : 2024. 05.27(월) 18:50
  •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
광주 동구 아시아음식문화거리가 지난 4월에 열린 ‘2024년 1회 추경예산안’에 ‘아시아음식문화지구 활성화 연구 용역’ 예산을 편성했지만 시의회에서 삭감되고 매칭비가 무산되면서 잠정 연기됐다. 사진은 아시아음식문화거리.
광주 동구 ‘아시아음식문화거리’ 활성화 사업이 관련 용역비를 확보하지 못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광주 동구 등에 따르면 아시아음식문화거리는 지난 2013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아특법)이 제정되면서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조성됐다. 올해로 10년째 사업이 운영 중이다.

동구는 지난해 사업 종료까지 고민했지만 아특법 개정으로 사업기간이 오는 2028년으로 연장돼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총사업비는 145억원(국비 69억·지방비 76억)으로 해마다 1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아사아음식거리는 입점 음식점들의 줄폐업 등으로 순탄치 못한 시간을 보냈다. ‘음식거리로서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평가 속에 시민들도 외면했다.

오랜 기간 특화거리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지만, 주변 상권이 침체된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식 수요 감소 등의 영향도 작용되면서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한 것도 사업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 중 하나다. 야간의 클럽 문화가 공존하는 상권 특성상 베트남 쌀국수 같이 주로 점심 장사를 겨냥한 가게들이 성공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동구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5차례에 걸쳐 인도·대만·홍콩·필리핀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파는 점포 15개소를 유치했지만 10곳 가량이 단기에 폐업했다. 인테리어 비용과 임차료 등 최대 50%를 지원받아 창업한 음식점이었지만 지원 기간이 끝난 2년 후에 경영난을 호소하며 문을 닫았다.

동구는 과거 경험을 교훈삼아 사업 방향을 재설정하며 새판짜기에 나섰다. 동구는 지난 4월 2024년 1회 추경예산안에 상권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아시아음식문화지구 활성화 연구 용역’ 예산으로 1억6000만원 편성해 동구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상정했다. 동구의회는 이견없이 원안 가결했다.

연구용역은 사업을 시작하기 앞서 가장 먼저 음식문화거리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진단하는 과정이다. 민간 주도로 어떤 사업들을 넣어야 거리가 활성화 될 수 있을지, 사업 계획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방향을 설정한다. 침체된 상권의 활로를 찾기 위해 전문기관이 직접 상권을 분석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동구는 이 연구용역을 통해 일반현황 및 기초환경을 분석해 상권 특성을 살린 활성화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지역만의 특색있는 상권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 세부과제를 세울 예정이었다.

그러나 광주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동구는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사업비로 올해 10억원을 편성했다. 국비 5억, 시비 2억5000만원에 구비 2억5000만원이다. 사업비는 국고보조사업 매칭비로 국·시·구비 3곳의 예산을 모두 확보해야 집행이 가능하다. 광주시의회는 지난 1월 본예산 편성과정에서 ‘지금까지 실적이 매우 저조했다’며 시비로 편성된 2억5000만원을 전액 삭감했고 이에따라 연구용역도 잠정 연기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구는 연장된 사업의 첫삽도 뜨지 못하게 됐다. 동구는 연구 용역을 시작으로 변화한 창업 트렌드에 대응하고 실효성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 대상지도 구시청 사거리 일대에서 나아가 충장로, 동명동 등으로 확대할지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 관계자는 “그동안 관 주도로 거리를 활성화 시키려고 사업비를 많이 투자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며 “사업이 다시 시작된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연구 용역을 발주했으나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시의회를 계속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