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18 북한 특수군 침투설 거짓 공식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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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18 북한 특수군 침투설 거짓 공식 인정
지만원 미흡한 지식·해석 오류
객관적 근거 결여…"진상 규명"
  • 입력 : 2024. 04.03(수) 18:23
  •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2016년 3월8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피의자 신문에서 지만원이 검찰에 제출한 영상분석기술 관련자료.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5·18 왜곡 중심에 있던 ‘북한특수군 침투설’은 거짓이라는 사실이 정부 조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됐다. 지만원 등 왜곡 핵심 세력이 각종 사진 및 자료들을 미흡한 군사 지식으로 잘못 해석해 허무맹랑한 주장을 늘어뜨린 것에 불과했다는 분석이다.

3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는 전날 발표한 ‘5·18 당시 북한 특수군의 광주일원 침투 주장사건’ 개별조사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조사결과를 밝혔다.

조사위는 북한군 개입 주장의 핵심 인물인 지만원이 책자 등을 통해 제기한 ‘42개 증거’를 위주로 검증했다. 그 결과, 해당 주장은 사진 판독의 오류와 미흡한 군사 지식, 당시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겹쳐 발생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거나 본인의 주장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의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대표적으로 일명 ‘광수’ 주장이 명백한 허위 사실임이 드러났다. 지만원은 5·18 당시 찍힌 사진 속 한 시민군을 북한특수군 ‘광수’라며, 영상분석기술을 이용해 특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사위는 해당 영상분석기술이 두 인물사진에 선을 긋고 도형을 만든 수준에 불과하며, 어떠한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밖에 “북한특수군 600명이 5월21일 4시간 만에 전남 17개 시·군에 위장된 44개의 무기고를 털었다”, “북한군이 교도소를 공격했고 그중 475명이 떼죽음을 당했다”, “시위의 지휘자가 대한민국에 없으며 북한의 민주투쟁위원회가 시위를 지휘했다”는 등의 주장도 최소한의 근거도 제시되지 않은 터무니없는 주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사위는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지난해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1999년 북한을 방문한 당시 애국열사릉에 5·18 가담 북특수공작원묘역이 조성돼 있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당사자에게 “당시 봤던 묘비의 숫자가 적어 북한군이 광주에 침투했다는 증거로 보기는 어렵고 5·18에 관계된 고정간첩의 묘로 보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한편, ‘5·18은 북한에서 파견한 특수부대원들이 군중들을 선동해 일으킨 폭동이다’는 북한특수군 침투설은 지난 2002년 지만원이 동아일보 광고에 이같은 주장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임천용, 이주성 등 일부 탈북자들이 월간지 기고, 기자회견,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같은 내용의 주장을 다시 제기했다. 이와 함께 지만원이 다수의 관련 책자를 발간하는 등 북한특수군 침투설은 20년 넘게 이어지면서 5·18 폄훼·왜곡의 깊은 뿌리가 됐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