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5·18정신 헌법 수록 책임 갖고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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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5·18정신 헌법 수록 책임 갖고 실천해야
국민의힘 총선 1호 공약 확정
  • 입력 : 2024. 03.05(화) 17:24
국민의힘이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총선 1호 공약으로 확정했다는 소식이다. 5·18정신을 보편적 가치로 존중하고 광주가 민주주의 성숙에 공헌한 부분을 분명히 하겠다는 게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의 설명이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지만, 그동안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비난해 왔던 국민의힘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긍정적인 변화다.

5·18민주화 운동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에 기여해 온 5·18정신을 국가의 기본 가치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5·18은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광주시민과 국민의 용기와 헌신을 상징한다. 이들의 용기와 희생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것은 국가가 5·18의 가치를 인정하고, 국민의 희생을 기린다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다. 주기환 광주시당위원장도 5일 광주 8개 선거구 후보들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오월정신은 모든 광주시민의 자랑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다. 하지만 수차례 제기됐던 ‘원 포인트 개헌’은 여당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 지금도 일부에서는 특정 사건을 헌법 전문에 포함시키는 것은 역사를 선택적으로 기록하고, 정치적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며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결과 도출이 쉽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민국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역사적 정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시도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광주에서 ‘헌법 전문에 5·18정신이 들어가면, 우리 헌법이 훨씬 더 풍성해지고 자랑스러워질 것’이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총선을 앞두고 광주 8개 선거구에 공천을 마쳤다. 무려 16년 만이다. 전남에서도 8개 선거구 후보를 결정했다. 이제는 책임감을 갖고 실천에 나서야 한다. 무책임한 공약은 애초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