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돈이 없어 문 닫겠다는 광주영어방송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전남일보]사설>돈이 없어 문 닫겠다는 광주영어방송
예산부족 이유 폐지 납득 못해
  • 입력 : 2024. 02.21(수) 17:38
광주영어방송이 ‘예산 문제’로 축소·폐지 논의가 이뤄진다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국의 영어방송국은 서울, 부산, 광주 3곳이다. 이중 서울은 교통방송에 소속돼 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방송국 자체가 존폐 위기에 처해있다. 광주에서는 예산 문제로 각각 축소와 폐지가 거론되는 반면, 부산은 오히려 예산을 확대 편성하고 있어 상반된 모습이다.

광주시는 올해 영어방송 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2억 줄어든 18억 원을 책정했다. 예산 삭감의 경우 광주영어방송 뿐만 광주시 출연기관 전체가 최대 30%까지 삭감됐기 때문이이지만 비영리 법인인 광주영어방송을 상대로 운영난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예산 축소 편성부터 불거진 폐지 논란은 강기정 시장이 직접 ‘주파수 활용이 관건’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에 따라 거취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영어방송 폐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높다. 단순히 예산 부족 이유로 폐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거꾸로 광주영어방송을 광주경제자유구역청 등과 손을 잡고 비지니스 분야를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부산시는 올해 초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통해 국제 비즈니스 자유도시로의 변화를 모색하며 ‘열린 국제도시’ 환경 조성을 위해 언어 장벽 허물기에 나섰다. 지난 6일에는 부산 수영구 밀락더마켓에서 ‘영어하기 편한 도시 비전 선포식’도 개최했다. 사업 내역을 보면 영유아 영어교육 운영, 초·중·고 영어교육 확대 등이다.

광주경제자유구역청은 개청 3년을 맞았지만 외자 유치는 단 2건 뿐이다.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를 맞았지만 여전히 외자 유치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규제 완화도 급선무이지만 외국기업의 광주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쌍방 소통’의 장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광주영어방송이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폐지 또는 축소는 ‘소탐대실’에 불과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