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전략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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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전략공천
최권범 취재1부 선임부장
  • 입력 : 2024. 02.05(월) 13:35
최권범 선임부장
선거철마다 나오는 말 중 하나가 ‘전략공천’이다. 전략공천의 사전적 의미는 ‘당선이 유력한 특정 후보를 경선 과정 없이 입당 절차만으로 공천하는 일’이다.

전략공천은 대부분 해당 지역구 현역의원이나 예비후보자를 배제하는 방식이어서 정치 신인의 등용문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물갈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좋게 말해 전략공천이지, 결국은 당 지도부의 내 사람 심기, 이른바 낙하산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특히 지역과 아무런 연고나 연관이 없거나, 지역 민의와는 동떨어진 후보를 공천해 해당 지역 주민들과 당원들의 여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4·10 총선을 앞두고 광주 서구을이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의 전략 지역구로 지정되면서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지역구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고 면접 심사까지 마쳤지만, 이 지역은 후보 공모는 물론 선출 방식도 정해지지 않아 혼선을 겪고 있다.

서구을은 현역인 양향자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사고 지구당이 된 곳이다. 서구을은 현재 민주당에서 김경만 국회의원(비례), 김광진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구도에서 전략공천이 불거지자 그에 따른 셈법이 복잡해져 선거 채비를 해온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아전인수격 입장을 내놓으며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선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는 수십년간 민주당의 일당 독점이 유지돼온 터라 선거 경쟁력 자체가 유명무실해 전략공천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또 소수 정당의 정치 진출 활로를 열어주기 위해 무공천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는 그동안 전략공천이 거론될 때마다 지역민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반발을 불러왔다. 상향식 정당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민심에 기반한 공천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