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절차 부담 덜고, 주변 상권 반발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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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행정절차 부담 덜고, 주변 상권 반발 최소화
●광주신세계 확장부지 변경 배경
기존안 지구단위계획 심의 난항
금호월드 등 소상공인단체 갈등
‘터미널 활성화’ 금호와 의견 접근
도심 개선 대형 프로젝트 본격화
  • 입력 : 2023. 11.27(월) 18:27
  • 노병하·박소영 기자
광주신세계백화점 확장 부지가 기존 이마트에서 유스퀘어문화관으로 변경됐다. 백화점 확장 조감도.
광주지역 대형 도심 프로젝트 중 하나인 대형 복합쇼핑몰 탄생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했던 광주신세계 확장안이 장소를 변경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이번 부지 변경은 각종 민원과 특혜 시비에 휘말렸던 광주시, 상당기간 자금 경색에 시달리던 금호그룹, 기존 확장안이 난항을 겪으며 골머리를 앓던 광주신세계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여서 향후 사업 추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갑작스런 부지 변경 왜?

광주신세계는 얼마 전까지 현 백화점 옆 이마트 부지, 옛 모델하우스 부지를 합쳐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를 건립할 예정이었다. 이에 지구단위 계획 변경 등을 광주시에 신청했지만, 시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가 지난달 해당 지구단위 계획 심의에서 7가지 보완 의견을 제시함과 동시에 재심의 결정을 내리며 제동이 걸렸다.

보완 사항의 핵심은 건축선 후퇴(셋백·Set Back) 등 도로 시설물의 소유권 이전이다. 도로가 기부채납을 통해 시로 넘어갈 경우 광주신세계는 셋백 면적 2882㎡(872평)을 제외하고 백화점을 확장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셋백 면적은 백화점 전체 부지면적 2만4793㎡의 11.6%나 된다. 실질 영업면적은 3분의 1가량 줄며, 지하주차장도 지하 8층에서 11층으로 늘려야 한다.

고민을 거듭하던 광주신세계가 내놓은 카드가 바로 유·스퀘어 문화관으로의 부지 변경이었다.

현 금호터미널의 3만500평 부지는 주차장, 차고 등 여객 운수 시설을 비롯 백화점, 유·스퀘어 문화관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에 확장이 추진되더라도 주차장 등 면적 변경이 아니라 판매·문화 시설 등에 대한 용적률 상향(층고 증축) 등의 절차를 따르면 돼 행정절차 간소화가 기대된다.

광주신세계는 대로변 사거리인 현 위치를 활용해 확장하는 방안이 의미 있는 투자와 방향성을 갖는 복합 개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주변 상인 민원도 영향

광주신세계 백화점 확장에 반대했던 인근 상가와의 불화도 부지 변경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신세계 인근에 자리한 ‘금호월드’ 관리단은 백화점 확장과 관련 △금호월드 건물 매입 △건물 공동 재개발 △금호월드-광주시-광주신세계 3자 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했다.

이에 광주신세계는 “건물 매입안 등은 불가능하다. 대신 전통시장을 위해 100억원을 상생발전기금으로 내겠다”며 “금호월드와 공동마케팅 등 상생안 마련을 위한 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지만 이와 별개로 백화점 신축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금호월드 소상공인 단체와 갈등 역시 확대될 조짐이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여러 이유가 있을테지만 신세계백화점 윗선에서는 추가되는 투자비를 차라리 유·스퀘어쪽으로 돌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듯 하다”면서 “해당 장소는 신세계가 오랫동안 매입을 추진했던만큼 원하는 것을 갖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 3자 모두 ‘윈-윈’ 협약

광주신세계 측은 유·스퀘어 부지가 백화점 확장 ‘1순위’였다는 입장이다.

광주신세계는 지난 2012년 금호터미널(현 유·스퀘어) 부지를 구입할 예정이었다. 오너끼리 직접 만날 정도로 어느 정도 진행됐었지만, 결국 터미널 주인인 금호측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혀 무산된 바 있다.

이후에도 복합쇼핑몰 건립을 계속 시도해 민선 6기 윤장현 전 시장 시절인 2015년 5월 11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둔 광주시와 특급호텔을 포함한 랜드마크 복합시설 건립 투자 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옆 금호월드 상인들이 결성한 ‘금호월드 광주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 반대추진위원회’와 광주시자영업연대 측의 강력한 반발과 정치권의 반대로 불발됐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백화점 확장 부지가 유·스퀘어 쪽으로 최종 결정된만큼 내부적으로는 ‘성공적인 변경’이라는 분위기다.

금호측 역시 만족스러운 분위기다. 광주 터미널은 당초 일 평균 9만명 이용을 목표로 설계됐지만 현재 일 평균 8700명 정도가 이용한다. 애초 계획보다 10분 1로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공간 곳곳이 남아도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강진이 고향인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지난 9월 취임한 뒤 터미널 활용 방안에 힘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광주시도 사업 무산시 받게 될 비판 여론을 피했다. 시는 그동안 신세계백화점 확장과 관련 줄곧 “시민의 이익보다 특정 기업에 대한 행정특혜가 우선시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협약으로 특혜 시비에서 벗어나게 됐다. 강 시장의 백화점 확장안을 연내에 처리하겠다는 시민과의 약속도 지켜지게 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도심 개선 대형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한 느낌이었지만 이번 협약을 통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상공인들과의 상생 부분도 꼼꼼히 점검해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병하·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