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균형발전 정면 역행하는 ‘메가시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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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지역균형발전 정면 역행하는 ‘메가시티 서울’
국힘 ‘김포시 서울편입’ 거센 비판
尹 정부 지방발전시대 기조와 배치
수도권 집값 상승, 지방 낙후 초래
지방메가시티 논의부터 진행해야
  • 입력 : 2023. 11.06(월) 17:59
  •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
김병수 김포시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포, 서울 편입 관련 회동을 마친 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이 들고 나온 경기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일명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지방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집권 여당의 선을 넘은 지방 무시라는 비판이 거세다.

날로 심각해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 인구 급감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방의 메가시티 논의부터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6일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과 메가시티 서울 구상 등을 논의하기 위한 ‘뉴시티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정식 명칭을 확정하고, 16명 위원을 구성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키로 하고, 당 차원의 특별법 제정과 별도 추진 기구 구성 등 후속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집권여당이 쏘아올린 ‘메가시티 서울’ 구상은 정치권 등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당장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기조와 배치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지방시대엑스포 기념사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 열심히 뛰어야 한다. 우리 다 함께 잘 살아 봅시다”고 강조했다. 이와 맞물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향후 5년간의 지역발전 계획을 담은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을 내놨지만 김포시의 서울 편입 추진에 진정성을 잃게 됐다. 정부와 여당이 양립이 불가능한 두 가지 정책을 앞세운 데 대해 선을 넘은 노골적인 지방 무시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여당의 노골적인 서울 집중화 전략이 초래할 지방 불균형 문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악영향 등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민원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 확실하다”며 “정부여당이 이같은 논의를 추진하려고 했다는 점이 매우 심각하다. 서울 중심의 세상이 전제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원장은 이어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은 결과적으로 지방의 낙후를 초래한다. 한 나라 안에서 부의 값이 고정이 됐을 때, 수도권의 집값 상승이 더 높아지고 가팔라질 경우 재산이 수도권에 쏠리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지방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서울 집중화를 경계했다.

지방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방 메가시티’부터 먼저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등 수도권은 이미 메가시티가 돼 있다. 메가시티는 지방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얘기”라며 “국토부 장관 당시 균형발전 차원에서 시작한 게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구상이었는데 현재 여당이 반대하면서 이후 논의가 중단됐다. 그래놓고 이제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얘기하는 것은 총선을 염두에 둔 선거용이라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노 전 장관은 “메가시티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실무적인 단계부터 굉장히 많은 절차가 있다. 예를 들어 주민설명회, 국회 입법 절차, 행정구역 개편 등이 필요하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균형발전 차원에서 메가시티를 따지려면 전국적으로 같이 검토해야 할 문제다.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광주·전남지역, 충청권, 대구·경북권에 메가시티를 조성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