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광주문학관 개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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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광주문학관 개관 지금부터 시작이다
콘텐츠, 교류방안 등 과제 산적
  • 입력 : 2023. 09.24(일) 17:28
‘문향 광주’를 대표할 광주문학관이 18년의 산고 끝에 어렵게 결실을 맺었다. 무한한 상상력과 지성으로 인간과 세계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문학은 과거의 가장 창조적인 지성과 하는 대화라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에 이어 ‘예향 광주’를 완성하는 또 다른 축이 될 광주문학관의 개관을 축하한다.

광주북구 시화문화마을에 터를 잡은 광주문학관은 총 사업비 171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3500㎡ 규모로 건립됐다.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실·수장고를 비롯해 세미나실·문학수다방·문학사랑방·문학카페·프로그램실·창작공간 등을 갖췄다. 인근에 미술관과 청소년문화의집, 각화저수지 수변공원, 무등산 무돌길 등이 있어 다양한 문화공간 연계를 통한 상승효과도 기대된다. 강기정 광주시장의 언급처럼 광주문학관이 ‘답답한 가슴을 개운하게 하고 마음 기댈 곳’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한국의 근대문학을 일궈 왔던 광주문학은 ‘예향 광주’에 걸맞게 뿌리가 깊고 넓다. 춘원 이광수의 민족개조론 에 분노한 석아 최원순을 시작으로 광주의 첫 현대시인이면서 아동문학가로 활동했던 김태오는 광주의 민족운동과 광주문학의 씨를 뿌린 선구자였다. 용아 박용철, 설월당 정소파, 다형 김현승, 서은 문병란도 우리나라 문단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이수복, 박봉우, 박성룡, 이성부, 조태일, 김남주, 양성우, 김준태, 황지우, 문순태, 한승원, 황석영 등 한국 문단사에 빼놓을 수 없는 기라성과 같은 작가들도 광주에서 문학의 꿈을 키웠다. 광주 문학이 곧 대한민국 문학의 역사인 셈이다.

하지만 광주문학관 개관은 ‘끝’이 아니고 지금부터 ‘시작’이다. 무엇보다 개관 전부터 강기정 시장이 걱정했던 ‘무엇을 담아낼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광주가 가진 문학적 성과를 발굴하고 중앙문단과 당당히 겨뤘던 선배 문학인을 이어갈 후진양성, 시민과 문학인 등 교류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그것이 지난 2006년 건립 논의를 시작해 어렵게 완성된 광주문학관에 주어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