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어처구니 없는 현직 교원의 ‘문제 장사’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전남일보]사설>어처구니 없는 현직 교원의 ‘문제 장사’
교육부 현직교사 24명 적발
  • 입력 : 2023. 09.19(화) 17:20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예상문제를 만들어 팔았던 현직 교사 24명이 과거 수능 또는 모의평가 출제위원으로 참여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5억원 가까이 수수한 교사도 있다고 한다. 우리 교육계에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추악한 범죄가 공공연하게 자행 돼 왔다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19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수능 출제 참여 전 서약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부터 과거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판매한 이력이 있음을 숨긴 4명을 수능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출제 참여 후 문항을 판매했던 교사 22명에 대해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상 비밀유지 의무 위반으로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고액의 경우에는 5억원 가까이, 억대 금액을 수수한 교사들도 다수라는 것이 교육부 한 간부의 이야기라고 한다.

당국은 또 청탁금지법 등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되는 교사 22명과 거래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교육업체 등 21곳도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교육부가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통해 받은 자진신고 내용과 2016~2022년 수능 본시험·모의평가 및 올해 6월 모의평가 출제·검토위원 명단을 대조한 결과다. 문제를 팔았던 수능 출제진은 더 많을 수 있다고 한다. 예상문제를 만드는 사교육업체가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되고 소속 전문연구요원이 ‘킬러문항’을 만들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발했다.

공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원이 사교육 시장에 문제를 파는 행위는 용서하기 어려운 중대한 범죄다. 공교육을 와해시키고 입시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관계당국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관련자를 발본색원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죄값을 물어야 한다. 불법으로 챙긴 이익에 대한 환수 방법도 내놔야 한다.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정당하지 않은 사교육이 횡행하는 것은 우리 공교육이 그만큼 부실하다는 반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