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아마존에서의 반가운 뉴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테마칼럼
[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아마존에서의 반가운 뉴스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입력 : 2023. 09.18(월) 14:18
임낙평 전 의장
‘역사적 국민투표이자, 역사적 승리다.’

‘라틴아메리카와 세계에서 화석에너지 산업에 대항해 이긴 결정적인 민주적 승리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품고 있는 남미의 8개 국가 중 에콰도르에서 지난 8월 중순, 석유개발을 계속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국민투표가 있었다. 에콰도르 국민들 59%가 아마존 열대우립 지역, ‘야수니(Yasuni) 국립공원에서의 석유개발 반대’를 선택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그대로 두라고 결정한 것이다.

그동안 ‘지구의 허파’ 아마존은 파괴의 뉴스만이 넘쳤다. 열대우림의 파괴는 석유나 가스 및 광물자원의 개발, 댐 건설, 목축과 대규모 농업개발, 벌채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어왔다. 개발사업이 합법 혹은 불법적으로 진행되면서, 반대하는 환경단체나 원주민들에게 납치나 살인 등 테러 행위도 자주 있었다. 또한 해마다 건기가 되면 수만 개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개발을 위해서 고의로 산불도 내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도 아마존 유역에서는 개발 여부를 두고 국가들마다 차이는 있으나 갈등과 대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적도 국가인 에콰도르에서의 국민투표는 실시과정도 결과도 역사적이다. 지금까지 남미에서 혹은 세계 각처에서 이런 일은 없었다. 에콰도르 환경단체, 원주민단체들은 10년 전에, 야수니 국립공원 석유개발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자며 헌법과 법률적 요건을 갖추어 정부에 제안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온갖 핑계를 대며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국민투표 요구를 중심으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운동을 전개 해왔고, 금년 5월 에콰도르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이번에 투표가 시행된 것이다.

에콰도르 아마존 ‘야수니 국립공원’은 아마존 지역에서 생물종 다양성이 최고로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1989년, 유네스코는 이 지역 270만ha를 세계 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유네스코는 1ha 숲에 1,300종의 수목과 10만 종의 곤충이 서식할 만큼 보호의 가치가 있다고 했다. 또한 이 지역에는 누천년을 아마존 숲을 기대어 살아온 두 개의 원주민 부족이 삶터로, 그들은 그들만의 생활방식과 문화를 유지하며 살아오고 있는 곳이다.

2007년 이곳에 석유가 발견되고, 환경단체나 원주민단체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채굴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석유를 뽑아 올리고 있다. 에콰도르는 석유 수축국가로, 전체 수출 중 36%를 석유가 차지하고 있다. 이곳 야수니 국립공원에 7억 3000만 배럴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현재 하루 57,000배럴을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12억$ 국가 수입(2022년)을 올리고 있다. 에콰도르 석유 생산량의 12%를 기록하고 있다. 석유개발과정에서 숲 파괴나 원유 누출사고로 생태계나 하천오염 사고가 빈발했다.

야수니 국립공원에의 석유개발은 내년까지 중단되어야 한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투표의 결과를 이행해야 되기 때문이다. 야수니의 225개의 유정은 폐쇄되어야 하고, 각종 시설과 장비가 철거되어야 하며, 훼손된 지역의 생태계가 복원되고, 대대적인 식재도 필요할 것이다. 정부는 마지막까지도 지속적인 석유개발을 주장했다.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에콰도르는 석유개발이 중단되며 향후 20년 동안 국가수입 감소, 일자리 상실과, 철거 및 복구비용 등 138억$ 이상의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며 반대자들을 협박했다.

‘에콰도르 아마존 야수니 국립공원 석유개발 여부’ 국민투표 결과는 아마존 지역을 포함, 세계 전역에, 특히 시민사회와 환경단체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또한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아마존 유역 65% 내외를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룰라 대통령 등장도 반가운 뉴스였다. 그는 ‘2030년까지 아마존 벌채 제로’를 외치며 당선되었고 금년 초 취임 이후 벌채 제로의 이정표를 제시했으며, 얼마 전 ‘아마존 장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에콰도르 국민투표 결과를 승리로 만들어 낸 에콰도르 시민사회와 환경과 원주민단체, 그리고 시민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