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가 오는 17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사진은 광주 아론이 지난 3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드리블을 시도하는 모습. 광주FC 제공 |
광주FC는 오는 17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광주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3일 울산현대와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이건희의 선제골 겸 결승골, 베카 미켈타제의 쐐기골이자 K리그 데뷔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광주는 가을을 산뜻하게 출발했고 28라운드 수원삼성전(4-0 승)과 27라운드 인천전(2-2 무), 26라운드 포항전(1-1 무), 25라운드 대전전(3-0 승), 24라운드 수원FC전(1-0 승)과 23라운드 대구전(1-1 무), 22라운드 제주전(0-0 무), 21라운드 강원전(1-1 무)까지 무패 행진을 9경기로 늘렸다.
하절기 6승 6무 1패의 파죽지세를 몰아 가을의 첫 경기에서 선두 울산마저 격침시킨 광주. 그 어느 팀과 맞붙어도 무서울 것이 없는 기세다. 올 시즌 29경기 만에 12승 고지에 오르며 구단 역사상 1부리그 최다 승리(종전 2016년 11승)를 경신했다.
이어 이제는 구단 역사상 1부리그 최다 승점(2016년 47점)에 도전한다. 현재 45점으로 3위에 올라있는 광주는 순위를 지키기 위해서도, 올 시즌 서울에게 당한 2패를 갚아주기 위해서도 승리가 절실하다.
선수단은 이정효 감독에게 승리를 선물하기 위해 이를 갈고 있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이 감독의 ‘저런 축구’ 발언과 상대였던 기성용이 불을 지핀 ‘매너 볼 논란’ 등으로 매번 화제가 됐던 두 팀이기에 더 승부욕이 강해진 상황이다.
이건희와 베카는 물오른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이건희는 올 시즌 출장한 17경기 중 14경기를 교체로 출장했지만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네 골을 터트리며 특급 조커로 발돋움했다. 이건희의 득점포가 터진 경기에서 광주는 3승 1무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베카 역시 K리그 데뷔골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했다. 베카는 지난 6월 광주 입단 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마음고생을 했지만 5경기 만에 첫 득점이자 공격포인트를 신고했다.
대표팀에 소집됐던 선수들도 다시 전력에 복귀한다. 클린스만호에 승선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순민은 유럽 원정 친선경기 웨일스전과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모두 교체 출장하며 자신감이 최고조에 올랐다.
황선홍호에 발탁된 엄지성과 허율도 2024 AFC U-23 아시안컵 B조 예선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K리그에서 선보였던 적극적인 움직임과 공격 시도를 그대로 국제 무대에서도 선보이며 존재감을 알렸다.
‘철벽 방패’ 티모 레츠셰흐트도 복귀가 유력하다. 티모는 지난달 18일 인천 원정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던 도중 왼쪽 다리에 통증을 호소한 뒤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이정효 감독의 배려로 모국인 네덜란드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회복했다.
김한길이 경고 누적으로 출장 정지를 받았고, 정호연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전력에서 이탈하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미 광주는 엄지성과 허율, 아사니, 티모 없이도 울산을 꺾으며 저력을 선보였다.
이번 상대 서울은 올 시즌 유일하게 광주가 승점을 얻어내지 못한 팀이다. 11승 10무 8패(승점 43)로 4위에 올라 광주를 바짝 추격하고 있고,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0-2,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최근 안익수 감독이 사퇴하며 김진규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지만 분위기를 잘 추스른 모습이고 나상호와 일류첸코, 김경민, 비욘 존슨, 지동원, 윌리안 등 공격진이 날카롭다. 기성용과 팔로세비치, 고요한, 한승규 등 허리 역시 탄탄하다.
하지만 광주는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다짐이다. 이정효 감독은 지난 3일 울산 원정 경기 후 “서울과 경기는 굉장히 조심스럽다. 말 하나하나 조심하고 경기도 마찬가지다”면서도 “정말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9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광주FC가 두 자릿수 기록과 구단 역사상 최다 승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