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윤한주> 태풍의 계절, 농작물 피해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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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윤한주> 태풍의 계절, 농작물 피해 예방
윤한주 농협 창녕교육원 교수
  • 입력 : 2023. 08.20(일) 16:49
윤한주 교수
태풍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장마는 유난히 길고 폭우로 인한 피해도 역대급으로 기록되고 있다. 폭우피해로 인한 복구작업이 한창인 지금 남쪽바다에서는 태풍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고 강도와 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7월은 지구 평균 기온이 관측이래 가장 높았다고 한다. 해수 온도가 높아서 우리나라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슈퍼태풍의 발생 위험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태풍은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에너지는 지구의 날씨를 변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구는 구형으로 되어 있어 저위도와 고위도 사이에는 열에너지 불균형이 나타난다. 태양의 고도각이 높아 많은 에너지를 축적한 적도 부근의 바다에서는 대류구름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때때로 이러한 대류구름들이 모여 거대한 저기압 시스템으로 발달하게 되는데, 이를 태풍이라고 부른다. 태풍은 바다로부터 증발한 수증기를 공급받아 강도를 유지하면서 고위도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태풍은 지구 남북 간의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 불균형이 심해지는 만큼 강한 태풍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우리 농가에 피해를 준 태풍 중에서는 ‘힌남노’가 가장 큰 상처를 입힌 것으로 기억된다. 수확기를 앞둔 과일들은 태풍의 강력한 바람에 의해 많은 낙과가 발생했고 뿌리가 노출될 정도로 쓰러진 나무도 많았다. 비닐하우스가 침수되거나 비료와 농약이 떠내려가는 등 당시 농가는 판매할 것보다 폐기할 양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다행히 태풍이 지나간 후 정부와 여러 단체에서 피해 농가를 위해 일손을 도와주고 농자재 지원을 하는 등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있어서 피해 농민의 시름을 다소나마 위로할 수 있었다.

태풍은 폭염이나 폭우보다 빈도는 낮지만 발생할 때마다 큰 피해를 일으키기에 농가에서는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벼는 태풍이 통과하기 전 논에 가능한 한 물을 깊게 대서 쓰러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채소는 웃자란 포기가 있을 때 순지르기를 하면 태풍 발생 시 쓰러짐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과수의 경우에는 가지에 지지대를 세워주고 강풍에 찢어질 우려가 있는 가지는 묶어줘야 한다. 수확기가 가까워진 과실은 태풍이 오기 전에 미리 수확하는 것이 좋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방풍림을 조성하거나 방풍망을 설치해놓으면 태풍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농업시설물도 대비를 단단히 하여야 한다. 농기계나 기자재는 안전한 장소로 옮기고 비닐하우스는 고정 및 밀착시키고 주변 배수로는 미리 정비해야 한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점점 태풍의 강도가 강해지고 발생 횟수가 잦아지는 만큼 올해도 강력한 태풍들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재해인 태풍은 미리 대비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막아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이 되지 않도록 여러 분야에서 지혜를 모아 최선의 대비를 한다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