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심장사상충 치료비 1000만원도 없는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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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심장사상충 치료비 1000만원도 없는 광주
동물보호소 예산부족 중단
  • 입력 : 2023. 06.25(일) 17:29
광주동물보호소는 약 3년 전부터 입소 동물들을 대상으로 심장사상충 검사 및 치료를 해 왔다. 전국에서 유일하다. 심장사상충은 동물의 심장과 폐혈관에 기생하는 벌레로, 감염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해 방치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 중기를 넘어서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해 감염된 동물들은 입양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이 탓에 보호소에 들어와 공고 기간 10일을 넘긴 동물 중 심장사상충 감염된 개체는 안락사 우선순위에 오른다.

광주동물보호소도 여타 보호소와 마찬가지로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보호소 직원들은 최대한 안락사를 피하기 위해 ‘심장사상충’ 치료를 이어왔다. 심장사사충 치료약은 1병에 20만~30만원이 든다. 한번 맞아서 완치되는 게 아니고, 꾸준히 투약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전체 1년 치료 예산은 1000만 원 가량이다. 그렇게 지난 3년간 보호소서 심장사상충 치료를 받은 동물들만 수백 마리다. 정성 덕인지 완치돼 건강한 모습으로 입양을 간 동물들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이 치료가 돌연 멈췄다. 지난 5월부터다. 전남일보가 취재에 나서보니 돈이 없어서 라고 한다. 지난해 겨울, ‘광주 비엔날레 개농장’에 있던 개 60여 마리에 대한 구조를 진행하면서 예산 절반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광주시의 입장은 단호하다. 그들은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면 다른 부분에서 절약하는 게 맞다”면서 “한정된 예산 내에서 어떤 것을 우선 순위에 두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광주동물보호소는 수용 제한 두배에 가까운 동물을 맡으면서 직원 1명 당 약 80마리를 담당하고 있다. 또 한마리라도 살리기 위해 운영비를 쪼개고 또 쪼갠다. 아니 기껏 학대받는 동물을 구출해 왔더니 돈이 없어서 죽인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래, 광역시에서 1000만 원 추가 지원조차 어렵다면 지금 광주는 매우 힘든 상황일 터. 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신들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지금부터 냉철하게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