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경 혁신위원장 내정자 자진사퇴...이재명 리더십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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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래경 혁신위원장 내정자 자진사퇴...이재명 리더십 ‘타격’
비명계 ‘사당화’ 비판 거세...사퇴론
이상민, “이재명 체제 본질적 결함"
인선 원점으로 돌아가 잡음 불가피
  • 입력 : 2023. 06.06(화) 16:23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기구 위원장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선임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천안함 자폭’ 등 과거 발언 논란으로 임명 약 9시간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이 이사장을 전격 임명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고있다.

이번 혁신위원장 임명을 두고, 비명(비이재명)계 내에서 ‘사당화’ 비판이 거세져 당 쇄신을 기치로 내건 혁신위원회는 시작부터 난관에 빠진 형국이다.

비명계의 이상민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혁신위원장 인선을 공론화도 없고 검증도 제대로 안 된 상태가 이재명 대표 체제의 본질적인 결함이라고 생각한다”며 “추천, 검증 과정을 당원과 국민들한테 자세히 밝히고 그에 따라서 책임 문제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영향력이 막대하게 미치고 당내 강성들도 득세하고 팬덤이 득실거리며 공격하는 상황에서 온전하게 혁신위의 리더십이 있을 수 있겠냐”며 “이 대표가 빨리 진퇴를 결정해서 물러나는 것이 본인과 당을 위해서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 사퇴론을 꺼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해, “이 대표 쪽에 있는 사람을 고르다 보니까 그런 문제가 생긴 거라고 본다”며 “이 대표 체제의 결함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위를 두겠다는 것이었는데 본질은 이 대표 체제를 강화시키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김철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명운을 좌우할 혁신위원장이라면, 당 원로들과 중진의원들, 그리고 오랜 세월 당을 위해 헌신해온 분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심사숙고해서 선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혁신위원장 인선을 위한 절차에 다시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선부터 원점으로 돌아간 것은 물론 인선 절차에 대한 당내 불만에서부터 추후 인선에 대한 대한 의구심이 터져나와 ‘이재명 리더십’ 논란이 커진 상황이다.

따라서 이 대표가 혁신기구 수장 임명에 다양한 당내 의견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내부 갈등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이사장은 과거부터 친명 행보를 보여왔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계파 색채가 뚜렷한 친명 인사에게 당 쇄신의 전권을 위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당초 혁신기구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게 당내의 목소리다.

비명계 중진인 홍영표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이사장의 내정을 철회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절대 한쪽으로 편중된 인사가 아닌 전문성, 중립성, 민주성, 통합조정 능력을 가진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새 혁신위원장 선임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당내 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인선 절차에서부터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5일 인선을 발표하며, “새 혁신기구의 명칭, 역할 등은 모두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이사장이 지난 2019년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 구성의 대표 제안자 가운데 한 명으로 밝혀지면서 친명계 행보를 보였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천안함 자폭설, 코로나 미국 기원설, 대선 조작설 등 음모론 관련 페이스북 글을 게시해 논란이 됐다.

결국 이 대표가 이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으로 낙점한 지 9시간 만에 이 이사장은 과거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