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무현 14주기…되돌아 보는 ‘상식과 원칙’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사설>노무현 14주기…되돌아 보는 ‘상식과 원칙’
오늘 김해 봉하마을서 추도식
  • 입력 : 2023. 05.22(월) 17:37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14주기가 되는 날이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추도식을 갖는다.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를 주제로 열리는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린다. 이번 추도식을 통해 노무현의 생각을 나누고 역사의 진보를 지지하는 시민 연대의 장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생전 노 전 대통령의 좌우명은 ‘약자에게 관대하고 강자에게 당당하라’는 것이었다. 통합의 정신도 그가 남긴 유산이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패배가 뻔한 부산 출마를 강행해 ‘바보’라는 소리를 들었고,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는 진영갈등을 풀기 위해 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 한·미FTA부터 이라크 파병까지 국익을 위해서는 진영을 초월하는 당당함도 보여줬다. 정치적 평가를 떠나 지금도 많은 이들이 그의 뜻을 좇아 봉하마을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또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상징한다. 권위보다 사람을 더 좋아했고 봉건 시대의 유물을 과감히 없애는 대신 시대정신과 대의만을 고집했던 그는 분명 ‘바보’였다. 낮은 자세와 겸손한 권력도 그가 남긴 정치적 유산이다. 지지율 2%의 꼴찌 후보에서 대선후보에 오르고 대통령이 되기까지 보여줬던 그의 소탈한 모습과 불굴의 도전정신은 지금 우리 사회의 가치로 남아있는 ‘사람 사는 세상’으로 이어졌다.

노무현재단의 취지처럼 노무현의 정신과 노무현 가치, 노무현의 업적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도덕성이 사라지고, 네 편 내 편 가르며 남 탓 공방만 벌이는 작금의 정치권은 노 전 대통령이 꿈 꿨던 정치가 결코 아니다. 반성과 변화 없이는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위해 정치권부터 뼈를 깎는 혁신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바보 노무현’의 14번째 추도식을 맞는 모두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