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작부터 부실한 현대아이파크 해체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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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작부터 부실한 현대아이파크 해체 공사
공사현장서 시멘트가루 피해
  • 입력 : 2023. 05.21(일) 18:10
붕괴 사고로 전면 철거 작업을 앞둔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다량의 시멘트 가루가 떨어졌다고 한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전 작업 과정에서 시멘트와 비산 먼지가 섞인 물이 바람에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완공을 앞둔 건물을 모두 해체한 뒤 다시 짓는 것은 초유의 일이면서 HDC가 평생 새겨야 할 부끄러움이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것도 아닌데 준비 단계부터 민원에 오르내리는 HDC의 안일한 인식이 안타까운 일이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피해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3동 철거 현장에서 다량의 시멘트 가루가 도로변으로 떨어졌다. 시멘트 가루가 고층에서 떨어지면서 왕복 2차로 갓 길에 세워둔 차량 6~8대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앞서 전날 같은 구역에서도 주차된 차량 10여 대가 공사장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시멘트 가루를 뒤집어 썼다. HDC는 무너진 1개 동을 포함한 총 8개 동 철거 작업을 앞두고 타워크레인 설치 작업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HDC가 짓던 아파트가 무너진 사고는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붕괴의 주 원인이 ‘무단 구조변경’일 만큼 부실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설계를 임의로 변경하고 강도가 기준에 미치지 못한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등 품질관리도 소홀했다. 전반적인 관리부실도 붕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인구가 밀집된 도심에서 고층건축물을 해체하는 작업은 짓는 것보다 더 어렵고 사고 위험성도 훨씬 높다. HDC는 8개 동 전체를 전면 철거한 후 재시공하기로 한 1년 전의 부끄러운 결정을 거울 삼아 안전관리에 더 노력해야 한다. 광주 서구청의 관리·감독도 더 꼼꼼히 이뤄져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해체공사를 ‘짓던 때’와 비슷하게 부실로 해서는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추락한 신뢰도 되찾기 어렵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HDC가 추진할 이번 철거공사가 HDC의 명운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