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출근길 아침식사 해결할 수 있어 든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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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바쁜 출근길 아침식사 해결할 수 있어 든든해요”
● 하남산단 ‘노동자 조식센터’
광주시·자활센터 협업 전국 첫 운영
샌드위치·샐러드 반값 판매 ‘호평’
“만족도 고려, 인근 산단 확대 검토”
메뉴 다양화·운영인력 확보 과제
  • 입력 : 2023. 04.10(월) 17:37
  • 박소영·장아현 수습기자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근로자종합복지관 1층 로비 한켠에 마련된 조식센터 ‘간편한 아침한끼’에서 보청기 업체 대표 김선귀씨가 직원들을 위한 아침식사를 구입하고 있다. 박소영·장아현 수습기자
“회사 근처라 자주 와요. 양도 많고 맛있어서 샌드위치 반쪽은 아침에, 나머지는 점심에도 먹어요.”

하남산단 근로자종합복지관 1층 노동자 조식센터 ‘간편한 아침한끼’에 이른 시간부터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이용자들로 북적인다. 손님들의 손에는 동료의 아침식사까지 챙겨 두둑해진 봉투가 하나씩 들려있다.

지난달 27일 문을 연 노동자 조식센터는 광주시의 요청으로 광역자활센터와 광주광산지역자활센터(광산자활센터)가 협업해 아침식사를 거르는 광주지역 노동자를 위해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광주시에서 음식값의 50%를 지원, 6000원짜리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샌드위치는 일반, 맛살, 햄에그 등 3종, 샐러드는 새우, 닭가슴살, 파스타 등 3종이며 콜라, 사이다, 커피는 1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름, 회사명, 회사 연락처만 명부에 작성하면 광주의 모든 노동자가 이용할 수 있다.

조식센터는 하남산단 노동자들의 출근 시간대에 맞춰 평일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조식을 제공한다. 3평 남짓 작은 공간에서 광산자활센터 직원 세 명이 정성스레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만들고 정갈하게 포장해 손님들을 기다린다.

대다수 노동자들이 출근하는 오전 8시께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인근 은행에 근무하는 이혜은(27)씨는 “평소 출근하기 바빠 아침식사를 잘 챙겨 먹지 못했다”며 “조식센터가 생긴 후 벌써 세 번째 방문이다. 덕분에 아침을 먹을 수 있어 하루가 든든하다”고 이용 소감을 밝혔다.

조식센터를 이용한 노동자들은 입을 모아 ‘맛과 가성비가 좋다’고 칭찬한다. 시중 제과점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퀄리티를 자랑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위해 봉투 한가득 샐러드를 구매한 인근 보청기 업체 김선귀(59) 대표는 “요즘 사람들은 출근 시간에 쫓겨 식사를 잘 안 하고 다니는데, 아침을 못 먹고 오는 직원들에게 챙겨주니 아주 좋아한다”며 “이 가격에 이 정도 구성은 말이 안된다. 굉장히 경제적이라 매일 찾고 있다”고 호평했다.

광주시는 좋은 반응에 힘입어 인근 산단에 조식센터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최영랑 광주시 노동정책과 주무관은 “하남산단 조식센터가 개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나 노동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시 평동산단과 첨단산단에 조식센터 추가 개소를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다만 메뉴 다양화와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50대 중반 A씨는 “채식주의자인데 메뉴가 다양하지 못하다”며 “샐러드 이외에도 삼각김밥 같은 간편식도 제공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식센터가 들어선 하남근로자종합복지관이 하남산단 4번 도로에 있어, 멀리 떨어진 7·8·9번 도로 인근 노동자들은 접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식센터를 운영하는 광산자활센터 직원들의 업무 과중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조식센터 운영을 위해 재료팀 2명, 생산팀 3명이 5시간씩 근무를 하는데 오전 5시부터 10시까지 근무할 조리 담당 자활참여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광역자활센터 관계자는 “운영인력이 부족해 힘들다. 여러 의견을 반영해 메뉴 컨설팅과 전문가 연계 등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영·장아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