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전면 해제 반갑지만 아직 벗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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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마스크 전면 해제 반갑지만 아직 벗기에는…”
●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해제 첫날
마트·역사 내 약국 등도 착용 해제
2년 5개월 만에 찾은 마스크 자유
중대본 “유증상자 등 마스크 권고”
  • 입력 : 2023. 03.20(월) 18:03
  • 정성현·한규빈 기자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20일 광주 북구 일곡동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에 오르고 있다. 김양배 기자
지난 2020년 10월부터 시작된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전격 해제되면서, 약 2년 5개월간 이어진 ‘마스크와의 전쟁’이 종료됐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환영하면서도, 아직은 벗고 다니기에 불안하다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부터 대중교통과 마트·역사 내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다만 약국·병원·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시민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 소식에 반가워 하면서도 아직은 조심스러운 표정이다.

오전 8시께 광주 학동증심사입구역에서 만난 김요셉(19)군은 “부모님이 오늘 아침 나올 때 ‘마스크를 절대 벗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제도가 풀릴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게 이유였다”며 “실제로 나와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착용하고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지하철·버스 등의 대중교통 시설에서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턱스크’를 하고 있다가도 버스·지하철이 오면 다시 올려 쓰는 이들도 많았다. 상당수가 ‘방역수칙은 변경됐지만, 아직 마스크를 벗고 다니기엔 불안하다’는 반응이었다.

이 가운데는 미세먼지 때문에라도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주 동구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최영임(72)씨는 “대중교통 마스크 해제 소식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됐다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기승이다. (마스크 착용이) 익숙해진 만큼, 제도적으로 해제됐다해도 당분간은 계속 쓰고 다닐 예정이다. 그래도 언제든 마스크를 벗을 수 있으니 이점은 몹시 반갑다”고 전했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광주 학동증심사입구역에서 한 시민이 ‘턱스크’를 한 채 개찰구를 나서고 있다. 정성현 기자
KTX와 비행기 등 고속 교통 플랫폼에서도 상당수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탑승했다. 대기석과 내부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은 드물었다.

광주송정역에서 만난 한 부부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여전히 불안하다”며 “특히 코로나에 걸리면 치명적인 지병을 앓고 있어, 감염병이 종식되지 않는 한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철도경찰·승무원 등은 “전체 이용객 중 마스크 미착용 시민은 광주송정역 20%·통근 열차 5% 정도로 보여진다”고 전하기도 했다.

광주공항 역시 비슷한 풍경을 띄었다. 제주발 비행기 3대가 연이어 도착했지만 출구를 나서는 승객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했다.

승객 정경선씨는 “아직은 코로나가 불안하다. 과거 (코로나19 확진으로) 힘든 적이 있어서 출발 전부터 도착할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주변 좌석을 봐도 벗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광주공항 관계자는 “해제 첫날이다 보니 지난주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점차 마스크 미착용 모습이 늘어나지 않을까"라며 “비행기 수속 등을 위한 공간이 모두 실내인 만큼, 해제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방역에 힘써 나가겠다”고 전했다.

방역 당국은 일상에서 마스크 착용이 자율로 바뀌었지만, 호흡기 감염병을 막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여전히 마스크라며 출퇴근 등 혼잡 시간대에는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그동안 마스크는 백신접종보다도 더 감염 방어에 효과적이었다. 온전한 일상 회복을 위해 감염 위험이 있는 곳에서는 시민 모두가 마스크 착용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남은 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 조정 등을 포함한 일상회복 로드맵을 검토해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에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역사 밖으로 나오고 있다. 한규빈 기자
정성현·한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