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조합장 200명 ‘풀뿌리 경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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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광주·전남 조합장 200명 ‘풀뿌리 경제’ 이끈다
제3회 동시조합장선거 마무리
투표율 광주 82.6·전남 80.9%
“깜깜이 선거… 법 개정 절실”
  • 입력 : 2023. 03.08(수) 18:02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실시된 8일 광주 북구청 회의실에서 선거 개표 사무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8일 실시된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투표함이 열렸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선거에서 광주 82.6%, 전남 80.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선된 조합장들은 앞으로 4년간 ‘풀뿌리 지역경제’의 근간인 각 조합을 이끌게 된다.

8일 광주·전남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광주는 총 선거인수 2만6908명 가운데 2만2217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22개 투표소에서 무투표 당선자를 제외, 16명의 조합장을 선출했으며 조합별 투표율은 농협 조합장 87.7%, 산림조합장 45.5%를 보였다.

276개 투표소에서 130명이 선출된 전남에서는 총 선거인수 27만6782명 가운데 22만378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조합별로는 농협 투표율이 85.4%로 가장 높았고 수협 77.7%, 산림조합이 67.2%로 뒤를 이었다.

광주는 18개 조합장선거에 49명이 출마하여 평균 2.7대 1, 전남은 182개 조합에 381명이 등록해 평균 2.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당선된 조합장들은 향후 4년간 ‘풀뿌리 지역경제’의 근간인 각 조합을 이끌게 된다.

선출된 조합장은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억대 연봉에 조합 내 인사, 경영과 사업에 권한을 갖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과 동시에 막강한 권력을 거머쥐게 된다.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자금을 관리하는 권한은 물론, 임기 4년 동안 조합의 대표권, 업무 집행권, 직원 임면권 등도 행사할 수 있다. 농협의 경우 농산물 판매와 하나로마트 운영에도 관여해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조합장 전결로 금리와 대출 한도를 정할 수 있어 대출과 같은 신용사업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한민국 4대 선거’로 불리는 조합장 선거는 2015년 선관위에 위탁된 이후 3회째 전국동시선거로 치러졌지만 줄곧 깜깜이, 과열, 혼탁 등 각종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공직선거와 달리 위탁선거법에 따라 예비후보자 제도가 없고 후보 본인에 한해 13일간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등 현실에 맞지 않는 선거제도로 지적받아 왔다. 하지만 국회는 조합 선거법 개정에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들 사이에서 자신을 알리기 어렵다는 호소가 빗발쳤으며 선거권을 가진 조합원 사이에서 후보자와 공약을 알기 어려워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순천지역 농협 관계자는 “올해 선거 역시 지난 선거처럼 과열, 혼탁 등 불미스러운 상황이 빈번했다. 다음 선거 전까지 선거법 개정이 이뤄져 깨끗한 제4회 조합장 선거가 치러지길 기대한다”며 “당선된 조합장들이 앞으로 4년간 각 조합을 잘 이끌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경찰은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관련해 선거 기간 동안 적발한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 위법행위 79건, 관련인 107명을 수사 중이다.

위탁선거법(70조)은 당선인이 이 법에 규정된 죄를 저질러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을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합장 선거 개표 결과 당선인이 확정되더라도 선거운동 기간 전후 벌인 불법 행위로 당선자 상당수가 당선 무효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