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 인문학’>예술가가 사랑한 보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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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박현일의 ‘색채 인문학’>예술가가 사랑한 보라색
(189) 보라색의 모든 것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 입력 : 2023. 03.07(화) 14:03
●색채의 감정과 심리

보라색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예술가가 많으며, 감상적이고(sentimental) 배타적인 경향이 강하다. 흥미의 대상은 항상 자신의 내부에 있으므로 내향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고, 스스로 평범하다고 믿는지 모르지만 강한 개성과 유머와 위트가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이며, 날카로운 관찰력을 갖고 있다.

특히 이 사람들은 변덕스러운 면도 있지만, 인류를 사랑하거나 사려 깊은 마음을 갖고 있다. 당신 주위에 모이는 친구들은 당신의 그 비범함에 쏠리는 듯하다. 당신은 감정 그대로 사람을 대하거나 매혹시키는 경우도 있다.

보라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성급하게 생각하면 우유부단한 면도 있으며, 예의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점은 모두 당신의 감정 기복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나쁜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라색을 싫어하는 사람은 모든 일을 곧바로 하려는 타입이며, 사랑하면서도 상대에게 항상 성실을 요구하고, 자기 자신도 진솔한 태도를 보인다. 이 사람들은 데이트할 때도 분위기나 달콤한 말에 유혹되지 않고, 결정해야 할 일에만 신경을 쓴다.

이런 형식의 데이트가 계속된다면 아무리 인내심이 강한 상대라고 해도 언젠가는 도망가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보라색을 싫어하는 사람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가버려도 별로 슬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사랑을 즐긴다거나 멋진 남성과 만나고 싶은 감정이 적을지 모른다. 그에게는 무의미한 것으로 생각된다 해도 그가 찾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색채의 기억

은은한 향기의 색으로는 보라색과 라일락(연한 보라색)이 있다. 바이올렛은 겸손을 상징하는 꽃이다. “이끼 속에 피는 바이올렛과 같아라. 겸손하고 예의범절을 지키며 순수해라.”

퍼플 마운틴(purple mountain)은 ‘빨갛게 달아오르는 산’이 아니라 ‘창백한 보랏빛 산’을 뜻한다. 퍼플의 색이 나라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예술가들은 ‘카민 레드(carmin red)’라고 부르는 색을 가리킨다.

예언의 능력이 있다는 초현실주의자 화가 빅토르 브라우너(Victor Brauner, 1903년~1966년)는 별자리 그림인 ‘쌍둥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그는 여기서 변화의 색인 주황을 마법의 보라색과 연결하고 있다.”

괴테(J. W. Goethe, 1749년~1832년)는 책 ‘색채론’에서 카민 레드를 퍼플 레드라고 부르며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우리는 이 색이 높은 품격을 나타내기 때문에 퍼플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고대의 퍼플은 파란빛이 도는 색이었다.”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Taylor)는 ‘퍼플 아이스(purple eyes)’로 유명하다. 테일러의 눈은 빨간빛이 아니라 라벤더의 보랏빛이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안나 수이(Anna Sui)는 어두운 보라색이나 보라색을 선호하는 사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어두운 보라색을 사용하거나 보라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미인이거나 천재 또는 괴짜이다.”

도가다강(土家田敢)은 그의 저서인 ‘색채의 미학(1979)’에서 10가지 색의 느낌을 주장하였다. “보라색(P)은 둔하고, 예리하고, 약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