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수 도의원 |
친환경농법과 유기농법으로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일수록 맛이나 영양은 그대로이나 규격에 맞지 않는 농산물 발생량이 많다고 한다. 이렇듯 농산물은 기계로 만들어 내는 공산품이 아니다. 재배 환경과 과정에 따라 다양한 생김새로 자란다.
전국 128개 산지농협의 27개 품목을 대상으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품목별 평균 못난이 농산물 발생률은 11.8%로 나타나고 있으나, 실제 농사 현장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등급 외 농산물은 20%가 넘게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2018년 채소·과일 ‘등급 외’ 발생으로 인한 손실은 적게는 2조에서 많게는 5조 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농가경영과 우리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분명 못난이 농산물은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지기에 ‘식품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연합(UN)에서도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중 식품손실 저감을 12번째 목표로 할 정도로 식품의 생산 및 공급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식품 손실과 폐기를 저감화시키기 위해 2001년부터 부단히 노력해왔다. 일본 농림수산성과 환경성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 내 연간 식품 손실량이 약 522만톤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고자 일본 정부는 ‘식품순환자원 재생 이용 촉진법’과, ‘식품 손실 삭감 추진법’을 제정해 2030년까지 식품 손실 50% 삭감을 목표로 설정하고, 기업에서도 식품 손실 저감을 위한 노력을 독려하고 있다.
나가사키 벤처기업인 ‘아일’에서 만든 시트채소가 대표적인 예이다. 시트채소의 개발자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하고자, 한천과 야채를 원재료로 1㎜의 김 형태로 싸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을 만들어 냈다. 일본의 다른 기업인 ‘오이식스 라 다이치’도 폐기되는 브로콜리 줄기, 무 껍질을 이용한 과자를 판매하고 있다. 이 기업의 최종목표는 식품의 생산, 유통, 물류, 소비 전 과정에서 식품 손실을 없애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차원에서는 못난이 농산물을 달마다 정기배송 해주는 서비스인 ‘어글리어스’, 못난이 농산물 재배 농가와 식품 가공업체를 연결해주는 ‘파머스페이스’, 페어테이블에서 운영하는 못난이 농산물 전문 온라인 몰인 ‘프레시어글리’을 운영하는 등 환경을 생각하는 민간기업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치 소비를 할 수있는 유통 구조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부(환경부·농림축산부·보건복지부)의 식품의 생산 및 유통단계에서 식품 손실을 막고자 하는 대책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남도 차원에서 못난이 농산물 직거래 판로를 늘려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 식품 손실 발생량을 줄여야 한다.
또한 농산물의 모양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가공식품업체와 농산물 생산자를 직접 연결해주어 농가 소득을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산 단계에서 폐기물로 처리되는 농산물을 줄여 환경오염을 막아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