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인가 |
당신은 또 누구인가
잘 알지도 못하는 철학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신들의 나라,
철학의 땅이라 불리다보니
여행자들의 메카라고 말하는 인도여행 길에 나서면
여기저기의 힌두 사두들한테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무슨 말장난인가 하고 가볍게 웃고 넘기곤 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그 말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어언 듯 나이를 먹었다는 것일까.
바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여기까지 왔음에도
아직도 진정 내가 누구인지 안다고 말할 수 없으니
이 노릇을 어찌 할까.
누구의 멱살이라도 잡고 늘어질 일은 아닌 듯한데
남들 사정은 어떤지 모르겠다.
톨스토이의 인생론에서 본 글 한 대목이 생각난다.
인생이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너무 골똘하게 빠지다보면 인생 자체를 망친다고 했다.
사는 날까지 주어진 숙제인 듯.
자신을 알기 위해서라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살아가자.
거기에 진정한 삶의 의미가 있을 듯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