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알고리즘 조작 부끄러운 카카오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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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알고리즘 조작 부끄러운 카카오모빌리티
공정위, 과징금 257억원 부과
  • 입력 : 2023. 02.14(화) 17:42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승객 호출을 몰아주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한 것이 드러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애플리케이션 호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독·과점적 위치를 갖고 있다. 이런 기업이 자사 플랫폼을 사용하는 가맹 택시에게 유리한 알고리즘을 제공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T블루 택시에 배차 콜을 몰아주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한 카카오모빌리티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 원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기사에게 일반호출을 우선 배차하는 방법으로 콜을 몰아주거나 수익성이 낮은 1㎞ 미만 배차를 제외·축소하는 알고리즘을 은밀히 시행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카카오의 ‘콜 몰아주기’에 따라 가맹기사는 비 가맹 기사보다 월 평균 최고 321건의 호출을 더 수행했다고 한다. 가맹 기사의 월 평균 수입도 비 가맹기사보다 최대 2.21배 더 높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 철학은 동행이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는 것이다. 이동약자와의 동행, 이웃과의 동행, 다음 세대와의 동행도 약속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조사대로 알고리즘을 조작해 승객을 골라 태우고, 자사의 가맹기사인 카카오T블루에 콜을 몰아줬다면 자신과 파트너를 위한 동행에 충실했을 뿐, 승객과의 동행은 말 치사에 불과했음을 보여준다. 내부적으로 공정위에 적발될 것을 우려했다는 것도 대기업의 씁쓸한 단상이다.

AI시대, 첨단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편익을 높여 준 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IT와 전통 기술을 융합시켜 만드는 새로운 세상도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하지만 ‘데이터가 곧 돈’인 상황에서 자신들이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공공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용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를 계기로 이제는 정부가 나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화와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 플랫폼을 악용한 사익 챙기기를 막기 위한 근본 대책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