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86-4> "탄소중림, 생활권수목 보호로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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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86-4> "탄소중림, 생활권수목 보호로 실천하자"
●김중태 내일이 빛나는 나무병원 원장
  • 입력 : 2023. 02.12(일) 18:22
  • 정리=정성현 기자
김중태 나무의사
나무 한 그루가 인간에게 주는 연간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30만원 정도한다. 최근에 산림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느티나무의 경우 50년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1억4000만원의 환산가치가 있다.

항목별로 산소생산에 3400만원, 물생산 3900만원, 대기오염물질 제거 6700만원 등이다. 여기에다 대기열 흡수로 도시의 경우 3~7도 이상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탄소중립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생활권 수목(가로수 공원수 정원수)이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생활권 수목을 관리하지 않고 탄소중립을 외치는 것은 허공의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겠다.

요즘 길거리를 걷다보면 가로수가 수난을 겪고 있는 현장을 보게 된다. 뿌리가 송두리째 잘려나가는가 하면, 가지를 과도하게 잘라내 흡사 막대기를 꼽아 놓은 듯한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산업단지 지역 가로수의 경우 정전 등을 이유로 가지가 잘려나가 도시미관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그저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옮겨심겨 진 뒤 팔 다리가 잘려나간 형국이다. 가로수를 왜 심었는지 이유가 궁금해 질 뿐이다.

보통 가로수로 메타세쿼이아, 은행나무,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 왕벚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대왕참나무, 회화나무 등을 심는다. 남부지역의 경우 가시나무, 먼나무, 감탕나무, 호랑가시나무 등을 심기도 한다. 대체로 열악한 생육환경에서도 잘 버티기 때문에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이중 은행나무, 왕벚나무, 이팝나무를 가로수 3대 수종으로 불린다.

왕벚나무와 느티나무 경우 가급적 전정을 해서는 안되는 수종이다. 목질부가 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썩어들어간다. 전정을 한 뒤 그대로 둘 경우 1년이 못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광주천변에 심어진 왕벚나무의 경우 차량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한쪽 가지가 완전히 잘려나간 채 썩어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정을 해서는 안되는데도 잘라놓고 뒤처리(살균도포제)까지 하지 않아 부후균인 구름버섯이 줄기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메타세쿼이아는 보도블럭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뿌리가 잘리고, 플라타너스는 전기줄 때문에 가지가 잘려나가고, 왕벚나무는 차량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느티나무는 상가건물을 가린다는 이유로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생활권수목인 가로수의 경우 뿌리가 과도하게 잘려나갈 경우 강풍에 의해 버티지 못하고 전도될 위험이 매우 높다. 또 가지의 경우도 강전정될 경우 서서히 죽어가거나 수세가 약화돼 각종 해충들을 불러들인다.

산림청은 생활권 수목 보호를 위해 2018년 나무의사 제도를 도입했다. 비전문가에 의해 생활권 수목의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유도 모른채 뿌리가 송두리째 잘려나가야 하고 내년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지를 내줘야 하는 가로수와 공원수들. 탄소중립 실천이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지 않도록 모두의 관심을 기대해 본다.
정리=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