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길(개인택시기사) (49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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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홍준길(개인택시기사) (494/1000)
  • 입력 : 2023. 01.26(목) 15:05
  •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
광주사람들 홍준길
광주사람들 홍준길
“광주에서 36여 년 동안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홍준길입니다.

운전하면서 교통 질서가 없어 사고가 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안전 교통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에 1985년에 모범운전자회에 가입해 교통질서 확립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차량 중심’ 교통 문화였지만, 요즘에는 ‘사람 중심’의 교통 문화로 변해가고 있어요. 당연히 그래야만 세계 교통사고 1위라는 불명예를 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래서 매일 아침 출퇴근 시간에 교통정리, 보행자 안전을 위한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또 1986년 서부소방서 개소와 함께 의용소방대원 활동을 했습니다. 작년이 정년이었습니다. 36년 동안 활동하면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관에 준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다 보니 더 체계적이고 많은 분께 기여하고 싶어서 1997년 적십자사에 가입했습니다. 아마 무선(통신망)을 통해 재난 현장에서 구호 물품, 봉사원들을 지원하는 체계가 잘 갖춰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이재민 심리 상담 등을 하다 보니 보람도 있고 행복했습니다.

세월호는 모든 분들이 잘 알고 계시고, 앞서 2005년에 호남고속도로 개통 이후 폭설로 교통 대란이 있었습니다. 고속도로에 고립된 시간만 10시간 이상씩이었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저희들이 소식을 듣고 적십자사의 지원을 받아 구호 물품을 가지고 그분들께 전달했습니다. 나눔, 행복 적십자사의 정신이 이뤄지지 않았나 싶어요.

또 하나 생각나는 안타까운 일은 2019년 대인시장에서 화재가 2건 있었던 겁니다. 3월에 한 번, 5월에 한 번 있었는데 5월 화재로 부부가 운명했습니다. 적십자 봉사원 10여 명이 타버린 가전제품, 가구 등을 정리했는데 그때 당시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네요.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45일여간 봉사를 했습니다. 남들이 저한테 그래요. 급여가 많이 나오냐고. 급여는 없고 정말 제가 좋아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언제 세계적인 대회가 광주에서 또 열릴지는 모르잖아요. 만사 제치고 같이 참여하는 뿌듯함이 있어요. 이런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느끼는 건 금전적으로 손실이 있을지언정 얻는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을 만나고, 많은 분들께 배우고… 이런 걸 또 다른 분께 전달하면서 봉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봉사활동을 40년 가까이하고 있는데 요즘 인생은 100세까지라고 하잖아요. 제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지속적으로 봉사하고 싶습니다.”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