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담 하는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비즈니스20(B20) 서밋의 기조연설에서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팬데믹 위기와는 그 양상과 대응 방식에서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위기는 수요측 요인보다는 공급측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의 공급망 차질, 다양한 지정학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산 비용은 올라가고, 공급 역량은 축소됐다"며 "위기에 대응하는 해법 역시 공급 측면에서 찾아야 하며, 정부의 역할 또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의 글로벌 여건 속에서 민간이 중심이 되는 공급 측 혁신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디지털 기술이 기존의 산업, 데이터와 결합하며 비용 절감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민간 주도 성장'에서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디지털 전환"이라며 "비즈니스 친화적 디지털 규제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 사이버 보안과 같은 핵심 디지털 분야 기술 개발도 집중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경을 초월해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B20 중심이 돼서 인류가 공감하는 디지털 질서를 정립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한국 정부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구축을 위한 G20 차원의 논의를 선도하고, B20과 G20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를 구현해 나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B20 서밋은 지난 2010년 서울 G20정상회의 계기로 출범한 민간 회의체다. G20 회원국 정상과 주 경제단체장, 국제기구 관계자,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다.
앞서 한국, 미국, 일본 3국 정상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고 포괄적인 성격의 공동성명(프놈펜 성명)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3국 정상은 함께 안보 영역 및 그 외 영역에서도 더욱 긴밀한 3국 연대를 공고히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안전한 인도·태평양 그 너머 △확대되는 역내 파트너십 △경제적 번영, 기술 선도 및 기후위기 대응 등으로 구성됐다.
3국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공조와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을 재확인했다. 세 정상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상의 의무 및 기존 공약과 합의를 준수할 것과 모든 유엔 회원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대한민국의 '담대한 구상'의 목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3국은 "미사일로 야기될 위협에 대한 각국의 탐지·평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연구개발 및 인력 개발에 관한 3국 각 국의 이니셔티브 이행을 조율할 것"이라며 "경제적 강압에 함께 대항하고, 지속가능하고 투명한 차관 공여 관행을 한목소리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리=뉴시스·서울=김선욱 기자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