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단비' 내렸지만…가뭄 해갈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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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기다리던 '단비' 내렸지만…가뭄 해갈엔 역부족
주말 광주·전남 최대 50㎜ 비||11~12월 추가 비 예보 기대↓||낙엽 배수로 막아 침수 피해
  • 입력 : 2022. 11.13(일) 17:38
  • 정성현 기자
최근 가을 비가 내린 광주 동구 푸른길에서 시민들이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제한급수까지 거론될 정도로 가물었던 광주·전남지역에 기다리던 '단비'가 내렸지만, 적은 강수량으로 인해 가뭄·식수난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이번 비로 지역 곳곳에서는 쌓인 낙엽 등에 의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13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저기압의 영향으로 광주·전남지역에 지난달 4일 이후 40여 일 만에 최대 50㎜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그러나 전남 동부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5~30㎜ 사이의 비만 내려,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광주·전남 누적 강수량은 여수 초도 50.5㎜, 구례 피아골 49.5㎜, 장성 상무대 45.5㎜, 여수 돌산 39㎜, 영광 37.3㎜ 담양 봉산·함평 월야 35㎜, 화순 북 34.5㎜, 무안 해제 34㎜, 광주 31.6㎜, 신안 임자도 31.5㎜, 곡성·고흥 도화 29.5㎜, 순천 황전면 16㎜로 집계됐다.

문제는 11월부터 갈수기에 접어들어 앞으로도 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11∼12월 광주·전남지역 강수량의 경우, 평년보다 적을 확률이 최대 50%에 달한다는 기상청 전망도 나왔다.

광주·전남지역은 최근 비가 내리지 않아 상수원 저수율이 급감, 겨울철 극심한 가뭄이 우려됐다. 특히 시민들의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 저수율은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지난 9월14일 45.3%를 기록한 후, 이달까지 32.15%로 떨어져 30년 만에 제한급수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으로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내년 3월께 댐은 고갈될 전망이다.

광주·전남지역은 지난달 4일 강수량 33.4㎜를 기록한 이후 0.4㎜, 2.3㎜의 몹시 적은 비만 내렸다.

광주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지난달 내린 33㎜ 비에 동복댐 저수율이 0.5% 오르는데 머물렀다"며 "이번에 내린 비 또한 가뭄 해갈에 약간의 도움이 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람을 동반한 가을비가 내린 지난 8일 광주시내의 한 도로 배수로에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나건호 기자

지역 곳곳에서는 낙엽이 하수구를 막아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광주시·전남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각 지역에서 집계된 침수 신고 접수는 총 22건(광주 17건·전남 5건)이다.

광주에서는 전날 오후 10시45분께 북구 각화동 한 도로 위에 물이 차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를 시작으로 다음날 새벽까지 광산구 우산동·소촌동을 중심으로 침수 신고가 이어졌다. 남구 봉선동·노대동에서도 도로 침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고가 각 1건씩 접수됐다.

침수 피해 신고는 이날 오전 6시43분 동구 용산동 소재 한 도로에서 들어온 '하수구 막힘 신고'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전남에서는 순천에서만 5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1시2분께 순천시 조례동 한 주유소 사거리에서 침수 신고가 접수된 것을 시작으로 5분 뒤에는 같은 동 한 호텔 주변 도로에서도 신고가 들어왔다.

오전 1시15분께는 순천시 연향동 한 대로변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2분 뒤에는 순천시 해룡면 한 은행 사거리에서 같은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1시53분에는 이미 신고가 한 번 접수됐던 조례동 한 호텔 주변 도로에서 또다시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쌓인 낙엽이 하수구를 막아 배수가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했다. 아울러 침수 피해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 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수 작업은 밤사이 모두 완료됐다.

광주 북부소방서 관계자는 "이틀간의 비로 호우피해 신고가 들어왔으나, 큰 문제 없이 해결돼 정말 다행이다"며 "가을철 강수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낙엽이 절정기를 맞이하는 만큼 침수 피해 등에 적극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성현 기자 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