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라(52·통섭SWA오케스트라 단장) (46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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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강소라(52·통섭SWA오케스트라 단장) (467/1000)
  • 입력 : 2022. 10.16(일) 14:49
  • 강주비 인턴기자
광주사람들 강소라
"꿈의 오케스트라, 유스필 청소년 오케스트라 등을 운영하는 강소라입니다. 20년 전 음악 학원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더 다양한 음악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수많은 국내·외 공연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아이들 스스로가 행복해야 한다'는 겁니다. 연주자가 행복하지 않으면 보는 사람도 행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게 물들이는 음악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에는 학원 아이들만 데리고 오케스트라를 운영했다가, 조금 더 영역을 넓히고자 '가족 오케스트라'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단원들이 '가족 오케스트라'를 통해 가족끼리 대화도 많아지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해주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데 있어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을 전혀 할 수 없었던 때에는 '자원봉사'로 그 힘듦을 이겨냈습니다. 한번은 예방접종센터에서 봉사 공연을 했는데요,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때 느끼는 두려움과 고통을 음악을 통해 잠시나마 잊게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때 20회가 넘는 공연을 했는데 매회 사람들이 진심으로 공연을 즐겨주셔서 저에게도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정정현'이라는 학생과 함께한 공연입니다. 정현이는 전신마비로 고개도 잘 가눌 수 없고, 손가락도 4개만 겨우 움직입니다. 그런 정현이가 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의 노래'라는 곡을 어머니 앞에서 연주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현이에게 '네가 원하지 않으면 무대에 안 서도 된다'고 했는데, 어머니에게 '행복'을 전달해주고 싶다며 아이가 스스로 무대에 선 것입니다. 그 무대가 저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클래식은 현재 많이 침체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신 케이팝과 같은 우리나라 음악은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클래식을 케이팝 등 다른 장르와 접목해 대중화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최근 '클래트릭스'라는 오케스트라를 새로 창단했는데요, 일렉과 전자 바이올린, 전자 첼로를 사용해 클래식과 일렉이 함께 어우러지는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클래식도 현대 음악처럼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거의 반평생을 오케스트라와 함께 살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늘 '노래'를 하고 싶었습니다. 다만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면서 노래를 병행하기 힘들어 잠시 미뤄놓았습니다. 이제는 오케스트라가 체계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으니, 미뤄뒀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노래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제 노래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80살이 돼도 아름다운 옷을 입고 사람들에게 노래와 음악으로 행복을 전달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강주비 인턴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