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원·미국행'…민주, 잠룡 2인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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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첫 등원·미국행'…민주, 잠룡 2인 엇갈린 행보
이재명, 연패 책임론에 "낮은 자세로 경청 중"||이낙연, "현재를 걱정하지만, 미래를 믿는다"  
  • 입력 : 2022. 06.07(화) 17:37
  • 서울=김선욱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더불어민주당 '잠룡'인 이재명 국회의원과 이낙연 전 당 대표의 엇갈린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둘은 3·9대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뜨거운 경선을 치렀다. 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은 6·1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7일 첫 등원했다. 반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 의원은 원내 진입에 성공해 국회에 첫 입성한데 반해,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정치적 휴지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국회에 첫 등원하며, "국민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또 대한민국 헌법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등원에 맞춰 지지자들도 국회의원 회관 앞으로 모였다. 국회 정문에는 '경력직 신입 국회의원', '이재명 의원 국회 입성 축하' 등 문구가 적힌 화환 60여개가 늘어서 이 의원의 등원을 반겼다.

이 의원은 당의 극심한 내홍을 의식한듯, 취재진의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8월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 "아직 제가 국회 0.5선, 초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해야 될 일이 상당히 많이 있다"며 "아직까지 전당대회 부분에 대해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망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에 대해서는 "당내 상황을 봐야 하고 원내 지도부 의견을 존중해서 정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그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들과 당원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열심히 듣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과의 계파 간 갈등을 어떻게 수습할지에 대해선, "정치인들이 이합집산하면서 정치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국민들이 정치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의원은 첫 원내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6·1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한 당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는 '상처뿐인 영광'이란 비판도 받고 있다. 당내에선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 등 '친문'(친문재인) 성향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날 미국 유학을 위해 워싱턴 D.C.로 출국한 이낙연 전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저는 현재를 걱정하지만, 미래를 믿는다. 강물은 휘어지고 굽이쳐도,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국내가 걱정스러운 시기에 떠나느냐고 나무라시는 분들도 계신다"면서 "책임 있는 분들이 잘해 주시리라 기대한다. 국민의 상식과 정의감, 애국심과 역량이 길을 인도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과 당권을 놓고 내홍에 휩싸인 당을 염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제2터미널에는 3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당내 '친낙계'(친이낙연계)로 분류된 설훈·윤영찬·이개호·양기대·전혜숙·박영순 의원 등도 자리했다. 일부 지지자는 울컥한 듯 눈에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제 출국에 대해 여러 시비가 있다는 것을 안다"며 "어떤 사람은 국내가 걱정스러운데 어떻게 떠나느냐고 나무란다. 그러나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공부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강물이 직진하진 않지만 먼 방향을 포기하지도 않는다"며 "휘어지고 굽이쳐도 바다에 가는 길을 찾고 끝내 바다에 이른다. 여러분도 그러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년간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 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연구 활동을 한다.

평소 관심을 가졌던 남북 관계와 외교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한인사회 등과도 교류할 계획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국내정치 상황에 따라 조기 귀국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