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세대 용퇴론'… 민주 비대위 투톱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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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세대 용퇴론'… 민주 비대위 투톱 정면충돌
박지현, "586 아름다운 퇴장 준비"||윤호중 "몇 명이 정할 내용 아니야"||지도부 "박 위원장 주장은 돌출행동"
  • 입력 : 2022. 05.25(수) 16:29
  • 서울=김선욱 기자
박지현·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6·1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박지현 당 상임선대위원장(공동비대위원장)이 당 쇄신안으로 내세운 '5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 용퇴론'을 두고 당 비상대책위를 함께 이끌고 있는 윤호중 위원장이 정면 반박하고 나서면서다.

박지현 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당내 주류세력인 586 용퇴를 언급한 데 이어 연일 당 쇄신을 외치고 있다.

박 위원장은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 역할은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며 당내 586 중진의원들을 겨냥했다.

또 "민주당이 대선에서 졌는데도 내로남불이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며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팬덤 정치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조국 사태부터 최근 박완주 성폭력 의혹,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논란을 비판한 것이다.

하지만 윤호중 위원장은 '586 용퇴론'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

윤 위원장은 이날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 당의 쇄신과 혁신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논의 기구가 만들어지고 그 곳에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의 전날 대국민 호소문에 대해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로 안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이 다시 정면으로 대응했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이라면 이런 다양한 의견은 분명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도부와 협의된 내용이 분명히 중요하지만 무엇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윤 위원장도 숙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당 비대위를 맡은 '투톱'이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된 후 고성이 오갔다.

윤 위원장을 비롯해 당내 중진들이 박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선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도부가 자중지란을 보이자, 지난 2015년 막말과 고성이 난무해 '봉숭아학당'이란 비웃음을 산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박 위원장의 쇄신주장을 '돌출행동'으로 정리하는 모양새다.

신현영 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박 위원장의 발언은 우리당의 혁신을 위한 개인 의견이었다"며 "당에 자숙과 성찰의 시간은 매우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당내에서의 충분한 토론으로 공감대가 이뤄진 이후에 진정성 있게 국민에게 말씀드리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586 용퇴론'에 대해서도 "일률적인 용퇴가 우리 당의 인적 쇄신과 개혁의 방식에서 성공적 결과를 담보하는지는 충분히 논의한 이후에 국민에게 말씀드려야 하는 부분이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대선 과정에서 586 정치인이 용퇴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형성됐지만, 김부겸 전 총리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장관, 최재성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의 흐름은 이어지지 않았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