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장보기·그릇 무료대여…환경보호 동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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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친환경 장보기·그릇 무료대여…환경보호 동참 '눈길'
무등시장 일원·빌려가랑께||폐현수막 재활용 에코백 배포||200명분 그릇 무료 대여도||"지속성 위한 정밀·점검을"
  • 입력 : 2021. 12.06(월) 10:57
  • 조진용 기자

무등시장 상인회는 에코백 사용이 지속되도록 쿠폰제를 운영하고 있다. 쿠폰에 도장 10개를 모으면 소정의 사은품을 지급하고 있다. 무등시장상인회제공

광주 남구 무등시장에서 장바구니로 사용되고 있는 에코백과 광주 광산구 시민생활환경회의에서 그릇을 무료로 빌려주는 '빌려가랑께'에 관심이 쏠린다. 에코백을 사용함으로써 비닐봉지 사용이 감소되고 그릇 대여를 통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할 수 있는 대안이 형성돼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경을 생각하는 움직임이 안착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찰로 미비점을 찾아내 개선하고 지자체의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장 보기

지난 2일 광주 남구 군분로 27 무등시장 한 골목. 2~3명의 시민들이 똑같은 시장 가방을 메고 장을 보고 있다. 가방의 생김새를 자세히 보니 부동산 임대, 헬스장 광고 글씨가 얼룩덜룩 씌인 현수막 재질의 시장가방이다.

지난 8월 무등시장 상인회가 협약을 맺고 시민들에게 지급한 '에코백'. 상인회는 에코백 사용이 지속되도록 매주 목요일 특별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무등시장상인회제공

주월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4월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 일환으로 폐현수막을 활용해 '에코백'을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폐현수막을 이용해 시장가방을 제작하기로 결심한것은 일선 단속 현장에서 환경보호가 시급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임행석 주월2동주민자치위원장은 "생활쓰레기 불법투기 단속을 해보면 검정 비닐봉지에 아무렇게나 구겨 넣어 골목 아무 곳에나 버리는 행태가 갈 수 록 심각해지고 있다. 비닐봉지를 주로 사용하는 곳이 어디일까 탐색하던 중 시장인점을 알게 됐다"며 "타지자체에서 현수막으로 시장가방을 제작했던 사례를 참고해 비닐봉지 사용을 줄여보자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에코백 제작에는 봉사단체도 힘을 보탰다. 남구 월산동 자원봉사캠프 봉사자 7명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직접 미싱기를 이용해 에코백 4000매를 제작 완료했다.

최종 만들어진 4000매의 에코백은 무등시장상인회에 전달됐다. 무등시장상인회는 지난 8월13일 남구와 '친환경 무등시장 조성을 위한 비닐봉지 없는 날 캠페인' 협약을 맺고 이날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에코백. 남구 월산동 자원봉사캠프 봉사자들은 지난 7~10월 에코백 4000매를 제작했다.무등시장상인회제공

무등시장상인회는 배포된 에코백이 꾸준히 이용될 수 있도록 매주 목요일마다 특별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시민들이 에코백을 가지고 시장에서 장을 본 뒤 무등시장상인회사무실을 방문해 사용 인증을 받을 경우 하루 1회 10ℓ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지급하고 있다. 쿠폰제도 운영되고 있는데 쿠폰에 에코백 사용 인증 10회 도장을 모을 경우 소정의 기념품(각티슈)도 지급하고 있다.

무등시장상인회는 시민들의 에코백 사용률에 가속도를 내기 위해 10월 말부터 월산동 자원봉사자들과 협업해 하루 150개씩 에코백을 제작했다.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6일 기준 총 3000매의 에코백이 배부됐다.

무등시장은 에코백이 꾸준히 사용되도록 다양한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양암 무등시장상인회장은 "내년에도 비닐봉지 사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꾸준히 월산동 봉사자들과 함께 에코백을 만들어 물건을 구매하는 시민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그릇도 렌탈이 되네

같은 날 찾은 광주 광산구 소촌로 97 시민생활환경회의 사무실. 입구에는 '그릇대여소 빌려가랑께' 글씨가 씌인 입간판 뒤로 그릇들이 종류별로 쌓여있다.

시민생활환경회의는 지난해 5월부터 무료로 그릇을 대여해주고 있다. 대여 그릇은 종류별로 200명 분의 행사 진행이 가능하게끔 종류별로 코렐 뷔폐접시, 수저, 컵, 비빔 그릇, 쟁반, 식기구 등이 구비돼있다.

'일화용품 사용하지 않기 운동'에 참여 서약서를 작성하면 누구나 그릇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그릇 사용후 세척해 반납하면 시민생활환경회의가 소독해 재대여 하고있다.

시민생활환경회의에서는 200명분의 행사 진행이 가능한 그릇을 종류별로 무료 대여하고있다.

시민생활환경회의가 그릇 대여를 추진한 데는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나는 일회용품 쓰레기를 감축하는데 일조하기 위해서다.

임수연 시민생활환경회의 사무처장은 "시민 활동가들과 식사를 함께하는 행사에서 접시, 수저, 젓가락 등 많은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어 안타까웠다"며 "무조건 사용하지 못하게 규제하는 것보다 대안책으로 그릇을 빌려주는 방안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공동으로 그릇을 대여하고 있는 '빌려가랑께'는 시민생활환경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재고를 확인하고 방문해 신청서와 '일화용품 사용하지 않기 운동'에 참여 서약서를 작성하면 누구나 대여 가능하다. 그릇은 원하는 기간 동안 대여 가능하고 설거지를 해서 반납하면 시민생활환경회의에서 소독을 한 뒤 재대여하는 방식이다.

2년째 운영되고 있는 빌려가랑께는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행사에 제약이 잇따라 지난해 8회(관공서·동아리 모임 등) 올해 12월 기준 2회 그릇을 대여해갔다.

시민생활환경회의는 향후 그릇 대여가 대중화되는게 목표다.

임 처장은 "장기적인 코로나19에도 방역지침에 따라 행사들이 재개되고 있다. 광주에서 진행되는 모든 행사들이 일회용품 사용 없는 행사로 변화하도록 캠페인·홍보에 집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꼼꼼한 분석과 분위기 확산을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에코백을 이용한 시장보기는 비닐봉지 사용량 감소가 예상되며 그릇을 대여하는 빌려가랑께를 통해 일회용품 사용률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환경전문가들은 이러한 환경보호 실천에 대해 확대가 필요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정밀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 소장은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폐현수막으로 제작해 지급한 에코백의 취지는 좋다. 시민들이 시장을 볼 때 에코백 사용이 증대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실제 에코백 사용률 수치(통계)와 미흡한 점을 수시로 확인해 미흡한 부분 개선이 필수적이다"며 "무작정 에코백을 지급하기보다는 에코백의 출처와 에코백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간략히 전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야한다"고 말했다.

그릇을 대여해주는 '빌려가랑께'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지난 2018년부터 수도권·지방 곳곳에 그릇을 대여해주는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그릇을 빌려가는 문화가 확산되고 대중적으로 안착이 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권역별로 대여소를 운영하는 방법도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사진 =조진용 기자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