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항거' 박승희 열사 부친 박심배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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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분신 항거' 박승희 열사 부친 박심배씨 별세
30여년 민주화운동 이어와||열사 보상금으로 장학재단도
  • 입력 : 2021. 07.13(화) 15:04
  • 양가람 기자
박승희 열사의 부친 박심배씨가 생전 박 열사의 30주기 추모제에서 발언하는 모습. 박승희정신계승사업회 제공
1991년 당시 군사정권의 반민주·반인권적 탄압에 항거하며 전남대학교 교정에서 산화한 박승희 열사의 부친 박심배씨가 향년 75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3일 박승희정신계승사업회에 따르면, 박 열사의 부친 박씨는 지난 12일 오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박씨는 박 열사가 분신 항거를 통해 숨진 이후 목포민주시민운동협의회 공동의장, 호남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부회장을 맡으며, 자식의 못다 이룬 염원을 위해 30여년 민주화운동과 함께했다.

박 열사가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면서 받은 보상금 전액을 기부, 지난 2014년 박승희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박 열사의 모교인 정명여고·전남대학교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해 오고 있다.

박씨는 7년 전부터 항암 치료를 하면서도 호남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와 박승희장학재단 활동을 놓지 않았다.

오창규 박승희정신계승사업회 회장은 "자식을 먼저 보낸 아픔에도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도 박승희의 정신 계승을 위한 활동을 펼쳐나겠다"고 밝혔다.

박씨의 빈소는 광주 만평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5일 오전이다.

한편, 박승희 열사는 고등학교 때 전교조 교사 해직반대 투쟁에 나섰고, 전남대 입학 후엔 교지 편집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2학년 재학 중이던 1991년 4월29일 명지대 강경대 학생이 백골단 쇠 파이프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린 전남대 5·18 광장에서 "노태우 정권 타도하고 미국놈들 몰아내자. 2만 학우 단결하라"를 외치며 분신했다.

이후 병원 치료 중 분신 21일 만인 5월19일 숨졌다. 박 열사의 분신은 노태우 정권의 반민주화 시도를 규탄하는 민주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