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41> 거창양민학살 추모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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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사진풍경
박하선의 사진풍경 41> 거창양민학살 추모공원에서
  • 입력 : 2021. 06.24(목) 16:11
  • 편집에디터
거창양민학살 추모공원. 박하선
6.25 전쟁 당시인 1951년 2월,

한국군 11사단 9연대 3대대가

산청과 함양의 학살에 이어

거창군 신원면 일대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이 있었다.

그 만행은 작전명 '견벽청야(堅壁淸野)'

산간마을들을 지나면서 무차별적으로 이어졌다.



빨치산 토벌이라는 구실로 이루어진 신원면 일대의 학살은

덕산리 청연골에서 주민 84명

대현리 탄량골에서 주민 100명

과정리 박산골에서 주민 517명

기타 지역에서 주민 18명을 포함하여

불과 사흘 동안에 이루어진 전체 희생자는 719명으로

58%가 노인과 어린이였다.



이 사건은 부산 피난 국회에 보내 온 용기있는 한 사병의 투서로

전 세계를 경악케 하면서 이승만 정권의 부도덕성을 성토케 했다.

영국에서는 파견한 UN군을 철수해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화가 피카소는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그림을 남겼다.



결국, 대대장 한동석, 연대장 오익균,

경남지구 계엄민사부장 김종원 등이 중형을 선고받았으나

1년도 지나지않아 이승만의 특별사면으로 모두 풀려났고,

이들은 다시 승승장구 하여 일본군 지원병 출신인 김종원은

전남경찰국장을 거쳐 치안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1987년 민주화 이후 명예회복과 기념관은 건립되었으나

진실의 역사 앞에 참회하는 자 그 누가 있었던가.

비명에 가신 아비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자식의 절규가

오늘도 우리를 눈물짓게 만든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