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삼의 마을이야기>구례 현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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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삼의 마을이야기
이돈삼의 마을이야기>구례 현천마을
이돈삼/여행전문 시민기자·전라남도 대변인실
  • 입력 : 2020. 11.19(목) 12:47
  • 편집에디터

현천마을 전경-견두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

소설(小雪)이 다가왔다. 첫눈이 내린다는 절기다. 뒷모습을 보인 가을과도 이제 작별을 준비해야 할 때다. 하지만 가을의 뒤태는 여전히 현란하다.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며 가는 세월을 아쉬워하고 있다. 하얀 손 흔드는 억새와 바람에 춤을 추는 갈대도 매한가지다. 곶감이 주홍빛 단내를 머금어가는 산골의 풍경도 멋스럽다.

산수유도 늦가을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간다. 지리산 기슭을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였던, 그 열매다. 산수유 수확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산수유가 지천인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이다. 마을을 둘러싼 견두산의 모양이 '현(玄)'자를 닮았고, 옥녀가 빨래하던 계곡물이 흐른다고 '현천'으로 이름 붙었다. 검은내, 거무내, 개미내 등으로도 불렸다.

70∼80년대까지만 해도 100여 가구가 오순도순 살았다. 지금은 40여 가구가 살고 있다. 배우 전인화가 출연한 힐링 예능 프로그램 '자연스럽게'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현천마을 편은 지난 봄에 끝났다.

마을에 산수유나무가 지천이다. 골목과 돌담길은 물론 산기슭과 골짜기, 계단식 논·밭두렁에도 산수유나무가 자라고 있다. 눈길 닿는 곳마다 산수유나무이고, 산수유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루비(Ruby)를 닮은 선홍빛 열매가 강렬하면서도 애잔하게 보인다. 화려하면서도 수수한 멋을 지니고 있다. 매혹적이다.

지난 봄, 노란 꽃의 자태에 취한 도시 연인들이 밀어를 속삭이던 그 돌담길이다. 지금은 마을사람들이 산수유를 따느라 부산하다. 나무 아래에는 벼, 콩을 말릴 때 쓰는 그물망이 깔려 있다.

나뭇가지를 잡고 흔들며 열매를 떨어뜨리는 건 기계의 몫이다. 여기저기서 약제 살포기의 울음소리 요란하다. 건장한 중년들은 높은 나무에 올라서 가지를 흔들어대기도 한다.

빨간 보석이 우수수 떨어진다. 우박이라도 쏟아지는 것 같다. 이파리를 따로 날리고, 열매만 솎아내는 것도 큰일이다. 예전엔 일일이 손으로 골라냈다. 지금은 살포기 같은 것으로 바람을 일으켜 이파리를 날리고 열매만 남긴다. 자칫 바람이 세면, 열매까지 날려간다.

열매에서 과육과 씨앗을 분리하는 일은 기계로 한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씨앗을 하나하나 손으로 발라냈다. 긴긴 겨울밤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했다. 구례사람들은 그렇게 깐 산수유로 자식들을 학교에 보냈다. 산수유나무를 '대학나무'라 불렀다. 그때는 산수유 값이 좋아서 가능했다.

그렇게 대를 이어온 산수유 농업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지난 2014년이었다. 농사지을 땅이 부족한 산골의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심은 산수유나무였다. 마을 어귀는 물론 산등성이, 돌담길, 논밭두렁에 심은 산수유나무가 지역 고유의 삶과 문화를 만들어 온 것이다.

늦가을의 산수유 풍경은 언제라도 아름답다. 역광에 산수유가 빨갛게 빛나면 더욱 황홀하다. 아침저녁으로 찬란한 햇빛이 비치면 빨간색 전구처럼 붉게 빛난다. 마치 성탄 트리 같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라도 내리면 더욱 고즈넉하다. 오가는 발길이 드문 데다, 비에 젖은 산수유의 선홍빛이 더욱 선명해서다. 희미한 비안개라도 깔리면 산골이 수채화처럼 은은하고 파스텔화처럼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산수유는 주석산, 사과산 등 각종 유기산과 비타민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당뇨와 고혈압, 관절염, 부인병, 신장계통에 좋다. 강장제로도 좋다. 뼈와 간, 신장을 보호해 주고 체질도 강화시켜 준다. 부족한 원기도 보충해 준다.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산수유의 효능이다.

산수유의 신맛은 또 근육의 수축력을 높여준다. 어린이들의 야뇨증도 막아준다. 남자에게만 좋은 것도 아니다. 여성과 노인들의 미용과 건강에도 아주 좋다.

산수유는 겉보기에 달고 맛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떫고 시다. 그냥 먹기에 불편하다. 술로 담그거나 차로 끓여 마시는 게 일반적이다. 차로 마실 때는 물 한 되에 산수유 30g 정도를 넣고 한두 시간 달인다. 취향에 따라 설탕이나 꿀을 넣어도 된다. 술로 담그기도 한다. 담그는 방법은 다른 과실주와 비슷하다.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는' 산수유다.

'구례삼촌'에 가서 맛본 쑥부쟁이 머핀과 쿠키도 별미였다. 지리산이 키운 쑥부쟁이와 우리밀, 보리쌀을 재료로 한 지역특산이다. 만추의 여행을 더욱 오지게 만들어준 먹을거리다. 단풍보다도 더 붉은 산수유를 만나고, 쑥부쟁이가 입안까지 호사를 시킨 하루가 저물어간다.

이돈삼/여행전문 시민기자·전라남도 대변인실

현천마을 전경-견두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

산수유 씨앗-열매에서 분리된 씨앗이다 .

산수유 씨앗-열매에서 분리된 씨앗이다 .

산수유 열매 수확-나무 아래에 펼쳐놓은 그물망에 산수유 열매가 떨어져 있다 .

산수유 열매 수확-나무 아래에 펼쳐놓은 그물망에 산수유 열매가 떨어져 있다 .

산수유 열매 수확-나무 아래에 펼쳐놓은 그물망에 산수유 열매가 떨어져 있다 .

산수유 열매 수확-나무 아래에 펼쳐놓은 그물망에 산수유 열매가 떨어져 있다 .

산수유 열매 수확-나무 아래에 펼쳐놓은 그물망에 산수유 열매가 떨어져 있다 .

산수유 열매-늦가을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가고 있다 .

산수유 열매-늦가을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가고 있다 .

산수유 열매-늦가을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가고 있다 .

산수유 열매-늦가을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가고 있다 .

산수유 열매-늦가을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가고 있다 .

산수유 열매-늦가을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가고 있다 .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IMG21}] [{IMG21}]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 열매-짙은 선홍빛으로 루비를 닮았다.

산수유열매-활짝 웃는 얼굴과 잘 어우러진다 .

산수유열매-활짝 웃는 얼굴과 잘 어우러진다 .

쑥부쟁이를 갈아서 만든 쑥부쟁이음료

쑥부쟁이를 넣어 만든 쑥부쟁이머핀 .

쑥부쟁이를 넣어 만든 쑥부쟁이머핀 .

쑥부쟁이를 넣어 만든 쑥부쟁이머핀 .

쑥부쟁이를 넣어 만든 쑥부쟁이머핀 .

"현천마을 풍경-마을 안길을 따라 산수유 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

"현천마을 풍경-마을 안길을 따라 산수유 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

"현천마을 풍경-마을 안길을 따라 산수유 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

"현천마을 풍경-마을 안길을 따라 산수유 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

현천마을 풍경-마을 주변 숲에도 산수유나무가 지천이다 .

현천마을 풍경-마을 주변 숲에도 산수유나무가 지천이다 .

현천마을 풍경-마을의 돌담길을 따라 산수유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현천마을 풍경-마을의 돌담길을 따라 산수유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현천마을 풍경-마을의 돌담길을 따라 산수유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현천마을 풍경-마을의 돌담길을 따라 산수유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현천마을 풍경-마을의 돌담길을 따라 산수유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현천마을 풍경-마을의 돌담길을 따라 산수유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현천마을 풍경-산수유나무가 굵은 뿌리를 드러내고도 잘 자라고 있다.

현천마을 풍경-산수유나무가 굵은 뿌리를 드러내고도 잘 자라고 있다.

현천마을 풍경-예능프로그램 촬영지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