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신청한 '한국의 갯벌' 4곳에 대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현지 실사가 지난 7일 마무리됐다. 세계자연유산 신청 4개 갯벌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신안갯벌 모습. 신안군 제공 |
'한국의 갯벌'은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대표적인 갯벌인 '신안갯벌'과 '보성-순천갯벌', '충남 서천갯벌', '전북 고창갯벌' 등 4곳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이들 갯벌은 전세계적으로 높은 생물종 다양성이 나타나며 멸종위기종들의 주요 서식처다. 특히 지형지질학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펄 퇴적층을 갖추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절차 어떻게
'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세계유산 통합관리계획이 충분하지 않다는 사유 등으로 신청서가 반려됐으나 지난 1월 재신청했다.
다행히 지난 3월 세계자연유산 등재신청서가 세계유산센터 완성도 검토를 통과했다. 서류 절차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의미다.
완성도 검토는 등재신청서가 형식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살피는 과정으로 불합격 시 신청서가 반려된다.
이후 6개월만인 지난달 30일부터 7일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현지실사도 마무리됐다.
한국의 갯벌은 앞으로 종합패널회의 심사를 거쳐 내년 7월에 열리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생명의 보고'…보존가치 커
자연유산 등재를 신청한 '한국의 갯벌'은 지질학적·해양학적·기후학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재 진행 중인 지질학적 과정에 의해 생성된 유일하고 독특한 연안 환경을 보여준다.
복잡한 조수로를 따라 흐르는 대조차 조류와 동아시아 몬순기후의 계절적 영향으로 만들어진 복잡하고 다양한 퇴적환경은 펄갯벌, 혼합갯벌, 모래갯벌, 자갈해변, 암반기질, 해빈 사취, 사구 등 다양한 퇴적지형을 형성했다.
또한 8500년 이래로 안정적으로 유지돼 온 퇴적작용은 최대 약 40m의 두꺼운 펄갯벌을 형성했다.
신청된 갯벌은 생명의 보고이기도 하다.
해양생태계에서는 1610종, 육상생태계에서는 540종의 동식물이 보고돼 전체 2150종에 달하는 종다양성을 보인다.
특히 이들 갯벌은 이동성 물새들에게 최적의 섭식, 번식, 휴식 장소를 제공함으로서 북반구와 남반구에 걸쳐있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로의 중간기착지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인 물새 부양 비율이 가장 높다.
●신안갯벌, 최대면적·지질 다양성
수 많은 섬들 사이에 갯벌이 형성된 지역이다.
펄, 모래, 혼성 갯벌, 해빈, 사구, 사취 등 높은 지질 다양성을 갖고 있다. 특히 섬들로 둘러싸인 내부에는 세계 최고수준의 두꺼운 펄갯벌(최대 40m)과 전 세계에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는 특이퇴적체인 모래-자갈 선형체가 관찰된다.
지질다양성은 생물다양성에도 영향을 줘 해조류(144종)와 대형저서동물(568종)의 종 다양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신안갯벌에서는 붉은어깨도요를 포함해 IUCN 적색목록 중 14종의 멸종위기 철새가 관찰된다.
보성갯벌은 만 입구가 좁은 여자만의 내측에 위치한 장도를 중심으로 펄갯벌과 혼성갯벌이 형성돼 있다.
또한 벌교천 하구에는 넓은 염습지가 형성돼 있다.
염습지는 이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 저서무척추동물인 갯게와 기수갈고둥을 포함해 다양한 갯벌생물들의 은신처이자 서식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풍부한 생물다양성은 철새들에게 좋은 먹이원으로 작용해 세계유산 등재신청 지역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99종의 물새를 부양하는 중요한 지역이다.
순천갯벌은 순천만을 중심으로 펄갯벌과 넓은 염습지가 형성돼 있다.
특히 염습지는 신청유산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넓은 순천만의 갈대습지 아래에는 도둑게, 농게, 짱뚱어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며, 붉은발말똥게와 같은 멸종위기 저서무척추동물 역시 부양하고 있다.
IUCN 적색목록 멸종위기 철새 19종을 부양하는 이곳은 특히 흑두루미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2015년 약 900마리의 흑두루미가 도래했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