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2011년 문재인에 "국회로 들어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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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낙연, 2011년 문재인에 "국회로 들어 가시죠"
문재인 대통령ㆍ이낙연 지사 인연… 향후 전남도정은
文, 2012년 총선 출마 당선… 두달뒤 대통령 후보로
지사 공백 보궐선거 없이 김갑섭 부지사 대행체제
내년 지방선거 이개호ㆍ박지원ㆍ주승용 등 출마 예상
  • 입력 : 2017. 05.11(목) 00:00
취임식에 쏠린 눈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10일 광주송정역에서 열차이용객과 시민들이 취임식 방송을 보고 있다. 배현태 기자 htbae@jnilbo.com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이낙연(65) 전남지사가 10일 지명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도 화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기간 약속했던 호남총리 등용을 이렇게 빨리 실행한 것도 놀랍지만, 현직 지역기관장을 추천했다는 점에서 광주ㆍ전남 시ㆍ도민들은 "지역 균형 발전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2002년 인연

우선 가장 큰 관심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지사와의 관계다.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회의원이었던 이낙연 지사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대변인을 맡으면서 둘의 관계는 시작됐다. 비록 이 의원은 친노그룹과 일정한 거리를 뒀지만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시각은 남달랐고, 이후 2011년 경남 김해 재ㆍ보선 때 이 지사가 문 대통령에게 "국민들의 폭 넓은 신망을 받고 있고 인간적으로도 대단히 매력적인 분"이라며 출마를 권유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손사래를 쳤지만, 이듬해인 2012년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고 두 달 뒤 대선후보로 뛰어들었다. 2012년 대통령선거때는 이 의원이 문재인 대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당시 문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호남에는 이낙연 의원이 있어서 너무 고맙다"고 말할 정도로 문 대통령 역시 심적으로 고마움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 사람은 이 지사가 전남지사 당선 뒤에도 꾸준히 정치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왔고 이번 대선 경선과정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 지사에 수시로 조언을 구하는 등 유대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다.

●보궐선거 없이 대행 체제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낙연 전남지사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내정되면서 전남지사직이 공석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총리 후보로 내정된 이 지사는 이날 오후 3시께 문 대통령으로부터 총리직 후보 지명을 받았다.

지명 후 이 지사는 "안팎으로 엄중한 국가 과제가 워낙 많이 놓여있는 상황이라서 걱정이 굉장히 많이 된다. 과연 이 일을 해서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에 얼마나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또 생활의 어려움에 놓인 많은 국민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드릴지 걱정이 된다"며 "제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가졌던 작은 지식이나 경험을 살려가면서 신념을 다해서 소임을 수행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총리 후보로 지명되면 국회 인사청문과 인준동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 지사는 이 과정 전후로 전남지사직을 사퇴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지사직 사퇴는 도의회에 사퇴서를 제출하면 된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11일 오전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전남도의회에 보고 등을 거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최종적으로는 오는 15일 전남지사직에서 퇴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임명동의안이 15일 제출될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일정에 맞게 퇴임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가 사퇴하더라도 보궐선거는 실시하지 않고 내년 6월13일 본 지방선거에서 선출한다. 전남선관위에 따르면 1년에 한번 있는 보궐선거는 매년 4월 첫 번째 수요일에 예정돼 있지만 내년 6월 본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보선을 치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내년 6월까지 전남도는 김갑섭 행정부지사가 도지사 대행을 맡는다.

●차기 전남지사 후보 하마평

대행체제가 1년여 기간으로 예상되면서 전남도지사 입지자들의 발걸음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을 배출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전남도지사 자리를 다른 당에 뺏길 수 없는 입장인 반면 이번 대선에서 20% 후반대 지지율에 머문 국민의당은 총력을 다해 쟁취해야 하는 자리다. 변수는 많다. 정권초기인 현재 민주당 출신이 강세를 보이겠지만, 향후 1년간 정국 운영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가장 강력한 후보는 이개호 의원이다.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거친 경험과 광주ㆍ전남을 통틀어 민주당에서 유일한 국회의원이다. 이 의원은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내년 전남지사 선거 때 기회가 주어진다면 출마하겠다"고 말해 전남지사 도전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 의원은 또 장관 내정시 수락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민주당으로서는 호남과 정부를 잇는 유일한 고리가 나 뿐이기 때문에 장관직이 올 것이라고 생각치는 않는다"면서도 "그런 상황이 되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주자는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김영록 전 의원이 있다. 김 전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호남조직 본부장을 맡아 연일 맹활약을 펼쳐왔다.

국민의당은 다소 난해하다. 2014년 도지사 선거 때 도전했던 주승용 의원이나 평소 도지사 출마를 말해온 황주홍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알수 없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설도 나오지만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만큼 출마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장만채 전남도교육감도 출마 가능성이 있지만, 추이는 더 두고봐야 한다. 국민의당으로서는 도지사 출마보다 대선 완패에 대한 후유증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노병하 기자 bhr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