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민환>지속가능한 도시 조성을 위한 물순환 혁신과 기후변화 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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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민환>지속가능한 도시 조성을 위한 물순환 혁신과 기후변화 적응
김민환 호남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영산강섬진강유역물관리위원장)
  • 입력 : 2025. 04.14(월) 18:45
김민환 호남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영산강섬진강유역물관리위원장)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와 가뭄이 빈번해지고 있다. 자연재해 피해액을 보면 대부분 풍수해가 차지한다. 2004~2018년 행정안전부의 재해연보에 따르면 연평균 피해액은 5432억원이고 복구액은 1조320억원으로 2배 이상이다.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갈수록 자연재해 강도는 커지고 빈도는 증가할 것이다. 이상기후와 도시화로 도심지역의 침수 증가, 가뭄으로 인한 수자원 부족, 도시 열섬 현상은 심각해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의 물순환 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기후변화의 적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변화 완화(mitigation) 정책에 집중되어 있다. 완화 정책과 더불어 적응(adaptation)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도시의 적응 전략으로 물순환 혁신 방안이다.

첫째, 스펀지 시티(Sponge City) 개념 도입이 필요하다. 도시 내 투수성 포장, 빗물 정원, 인공 습지를 확대하여 빗물 유출량을 줄이고 자연적인 배수를 촉진하는 방식이다. 강우량이 급증하는 시기에 홍수를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공원과 습지 등을 활용한 도시 홍수 완충 공간을 조성하여 침수 피해 등을 줄일 수 있는 자연기반해법을 적용해야 한다.

둘째,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 구축이다.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수위 모니터링과 인공지능(AI) 기반의 기후 예측 시스템에 의한 물순환의 최적화다. 예로, 빗물 저장과 배수를 위한 자동 조절 시스템을 적용하면 도심 침수를 예방하고 물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셋째, 빗물과 중수도 시스템의 적용이다. 빗물 저장 시스템을 건물과 공공시설에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정화된 중수를 조경과 청소 용수로 활용하는 것이다. 하수를 고도 처리하여 농업과 산업용수로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확대하면 물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다.

넷째, 도시 열섬 현상 완화를 위한 녹지 조성이 필요하다. 옥상 녹화, 벽면 녹화, 도심 공원 확대 등을 통해 기온 상승을 억제하고, 물안개 분사 시스템의 도입으로 도심의 체감 온도를 낮추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 지원과 시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물순환 개선을 위한 법·제도를 정비하고, 친환경 개발을 장려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기업과 공공기관의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적극적으로 유도하여 지속가능한 물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시민도 일상생활에서 물 절약을 실천하고, 빗물 활용과 녹지 조성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지역 단위에서 빗물 저장 장치 설치, 친환경 포장재 사용 확대, 녹색 인프라 조성 활동 등을 추진하면 도시의 물순환 체계를 보다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이 결정된다. 물순환 체계를 혁신하고, 자연 기반 해법과 스마트 기술을 결합한 기후 적응 전략을 마련한다면 기후위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